외부 비대위원 5명 중 2명 경제전문가…계파갈등 유발자 징계방침 시사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2일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총선 참패 이후 50일간의 지도부 공백 사태에 종지부를 찍었다. 혁신 비대위는 7월말~8월초 개최 예정인 전당대회까지 약 2달에 불과한 활동기간 내로 당을 수습하고 정권 재창출의 초석을 다져야 한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추인을 받은 직후 인사말에서 '민생' '통합' '혁신'을 차기 대선을 향한 새누리당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당의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경제' 문제를 꼽기도 했다.

이날 선임된 비대위원의 면면을 보면 김 위원장이 민생과 경제 문제에 주력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는 자신을 제외한 10명의 비대위원 중 절반을 당외 인사로 채웠고, 이 중 두 명을 경제 전문가로 낙점했다.

외부 위원인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경제금융분야를 두루 섭렵한 경제전문가로 꼽힌다. 새누리당은 오 교수에 대해 "우리 경제를 다시 일으키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지혜를 지니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또다른 경제통 위원인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복지 분야에 강점을 지닌 경제전문가다. 특히 주요 일간지 칼럼 연재를 통해 경제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 제시에 노력해 온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더 잘 살게 하고, 행복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며 "새누리당은 이 점을 통렬히 반성해야 하고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활동기간 중 '경제는 그래도 새누리당'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재확인 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의 내정 사실과 그의 소견 발표를 진행했다./사진=미디어펜


아울러 김 위원장은 총선 참패의 또다른 원인으로 '계파 갈등'을 꼽았다. 그는 "국민들은 새누리당에게 더 이상 싸우지 마라, 제발 정신차려라 라고 요구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정략적 파당과 이로 인한 갈등은 국민이 바라는 정치의 모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계파가 있다, 없다를 논하기 전에 국민들 눈에 그렇게 보인다면 새누리당에 그런 퇴행적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20대 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계파갈등을 유발하는 의원들의 경우 당 윤리위를 통해 제명 등 강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계파 청산을 위한 '징계 규정'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혁신비대위는 출범과 함께 민생과 계파청산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지만, '시한폭탄'에 다름없는 탈당-무소속 당선 의원 복당 문제에 대한 결론부터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국위에서 비대위 인선안 추인 직후 한 참석 위원이 고성과 함께 무소속 복당 '박수 의결'을 요구하며 장내를 술렁이게 만들었고, 비대위원으로 임명된 비박계 김영우 의원이 "(복당은) 무조건 보류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탈당파 일괄 복당을 주장했다.

그러나 유승민-윤상현 의원 복당 여부를 놓고 비박계와 친박계와의 입장차가 선명하고, 전날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이 간담회 결과 '20대 국회 원(院)구성 전 복당은 없다'는 방침을 공식화함에 따라 복당 논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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