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국·미국 양국 국방부가 3일 주한미군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초 이날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양국 국방부 장관이 사드배치 문제를 논의한다는 소식이 미국 매체에서 먼저 타전됐으나, 한국 국방부가 이를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미국, 사드배치 곧 발표 임박 보도와 관련한 입장'을 통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열릴 (4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사드 관련 논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마련한 건의안을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이라며 "현재 사드 배치 관련 협의는 진행 중에 있으며 협의가 끝나면 그 결과를 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서는 한미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 간 이와 관련된 논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4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만나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군사전문매체인 '브레이킹 디펜스'가 보도했다.

카터 장관은 "사드 배치 문제는 많이 논의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이미 관련 계획이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는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사드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의 협의와 관련 "논의 완료 시기를 지금으로써는 예단할 수 없다"면서 "양측의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할 단계는 아니고,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 3월4일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한미 공동실무단을 공식 출범시켰다. 그러나 지금까지 회의 진행 상황에 대해 일체 함구 중이다. 일각에선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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