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출국…일본 러브콜‧7월 매각공고설 맞물려 빠르게 추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이광구 행장이 올해 세 번째 IR을 위해 일본으로 간다.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목적은 같지만 이번 IR은 일본 측에서 '러브콜'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7월 매각공고설'이 부각되면서 고삐를 바짝 조인 측면도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은 오는 15일부터 1박 2일간 일본 기관투자자 6곳을 대상으로 해외 IR(투자설명회)에 나선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2월 싱가포르‧유럽, 5월 미국에 이은 세 번째 IR이다.

   
▲ 이광구 행장이 오는 15일 올해 세 번째 IR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우리은행


우리은행 측이 밝힌 스케줄에 따르면 이번 IR은 이틀간 도쿄에 위치한 연기금,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 6곳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광구 은행장을 비롯한 IR담당 임원‧부장이 참석해 1:1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IR로 이 은행장은 올해 상반기 해외 투자처만 50곳 가까이 방문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지난 두 번의 해외 IR 이후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20%에서 약 25%로 상승했다.

특별히 이번 IR은 일본 측의 '러브콜'에 의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형 투자자들의 움직임과 입소문에 반응한 일본 측에서 먼저 요청해 은행장이 세 번째 IR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IR을 서둘러 진행하는 데에는 우리은행 측의 이유도 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3차 IR은 원래 2분기 실적이 나온 이후인 7월 중순 이후로 예정돼 있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지난 1분기 못지않게 좋은 성과가 2분기 실적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상황을 바꾼 것은 최근 금융권 안팎에서 불거진 이른바 '우리은행 7월 매각공고설'이다. 만약 7월에 매각공고가 날 경우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규정상 해외 IR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일단 금융위원회 측은 7월 매각공고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매각공고 시점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으나 7월로 특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행장의 행보는 지금 바로 매각공고가 나지는 않더라도 근시일내 추진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바탕에 깔고 있다. 매각공고 이전에 한곳에라도 더 해외 IR을 다녀 외국인 매수세를 높이고 주가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한 관계자는 "향후 주가 상승세가 인상적인 흐름을 보이면 금융당국도 우리은행 민영화 프로세스에 보다 전향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12월 취임 때부터 "임기 내 민영화"를 자신의 목표로 천명했던 이광구 은행장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작년 7월 발표된 방안에 따르면 우리은행 민영화는 정부가 보유한 51%의 지분 중 약 30%를 4~10%씩 쪼개 파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 내외의 잔여 정부 지분은 투자 목적으로만 보유되며, 정부는 우리은행 경영에서 일체 손을 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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