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원내대표 서울 모처서 회동했으나 불발…우상호 "국민께 사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20대 국회 원 구성의 법정시한인 7일 원내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만났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7일 오후 4시부터 약 75분간 우상호 정진석 원내대표와 시내 모처에서 비공식 3당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철수제안'에 대해 논의를 했고 각자 당내 사정을 설명하며 조속한 원 구성을 위해 각당에서 당내 조율을 하고 가능하면 내일 다시 논의하자고 (하고) 끝냈다"고 덧붙였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회동 사실을 밝히면서도 "얘기는 진전된 게 없다"며 "(야당에선) 원론적인 말만 하더라"라면서 협상의 진전이 없음을 시사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 내부도 조율해야 하고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오늘 내일 될 문제는 아니다"고 협상의 장기화를 시사하면서도 "계속 만나서 원내대표끼리 마침표를 찍어야지"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오후 중 기동민 원내대변인을 통해 "원 구성 협상을 법정기한 내에 마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며 "책임있는 원내 제1당으로서 조속한 시일 내 최선을 다해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3당 원내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만났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사진=미디어펜


원내2당으로 내려앉은 새누리당과 1당으로 올라선 더민주는 이달 초부터 각각 '여당 국회의장론'과 '1당 국회의장론'을 내세우며 국회의장직을 둘러싼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을 연계 논의하는 대신 새누리당과 더민주에서 각각 의장 후보를 낸 뒤 당일 자유투표를 통해 의장을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더민주의 경우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1당 국회의장론'을 누차 강조하며 당 의총에서 공개 반대하기도 했지만, 원내지도부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만장일치로 안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원 구성 협상의 '공'을 새누리당에 넘겼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협상 연계방침을 재확인하며 이에 호응하지 않았다. 바로 전날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앞서 두 야당의 의장 자유투표 강행 시사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지 하루만에 당론이 뒤집힌 점을 지적하는 한편, 두 야당이 또다시 '야합'한 것이라는 취지의 불만도 제기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안철수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두 야당 (원내수석이) 5월30일 '내일 보자' 해 놓고는 다음날 둘만 만나서 '자유투표를 하자'고 했기 때문에 협상이 교착상태에 들어갔다"며 "어찌됐든 엿새 지나 유감표명을 하고 협상이 다시 진행되는가 했더니, 오늘은 또 국민의당이 자유투표를 제안하고 민주당에서 받아들이더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협상이란 게 세 사람이 테이블에 앉았을 때 이야기하는 게 진짜 협상인데, 한쪽에서 던지고 또 한쪽이 받는 식으로 결국 야당이 자유투표하자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 3당 원내대표가 다시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3당이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한 가운데 원내대표들이 8일에 다시 만난다고 해도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