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존재감 옅어지고 안-존재감 짙어지고…문-대권 수순밟기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4·13총선 전과 총선 후, 그리고 20대 국회가 개원되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위상이 확연히 바뀌고 있다. 존재감 옅어지는 김종인 대표, 대권 고지를 향한 수준밟기에 돌입한 문재인 전 대표, 존재감 짙어지는 안철수 대표로 대별되고 있다.

더민주 김종인 대표와 친노 주류의 대립양상이 점차 노골화 되고 있다. 총선 승리 후 비례대표 순위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김종인 대표와 친노 주류의 불협화음이 가시화되고 있다. 총선 전에도 김종인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 햇볕정책과 양극화 문제를 도마위에 올렸었다. 당시 친노 세력으로부터 비난이 일었으나 선거 역풍을 우려해 어정쩡하게 봉합됐다.   

이해가 엇갈렸지만 김종인 대표의 당 장악력은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20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다시 삐걱거리며 주류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일 더민주는 국민의당이 제안한 국회의장 자율투표를 김종인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용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더민주 의원들이 김 대표의 공개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김 대표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비판과 함께 최근 사석에서 "다음 대통령은 정말 누가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거론되는 유력 주자들은 아닐 것"이란 발언도 친문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가 거론한 유력주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이기 때문이다.

   
▲ 20대 국회가 개원되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위상이 확연히 바뀌고 있다. 존재감 옅어지는 김종인 대표, 대권 고지를 향한 수준밟기에 돌입한 문재인 전 대표, 존재감 짙어지는 안철수 대표로 대별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대표도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감지한 듯 당내 주요 현안보다는 경제·안보 등 외연 확대에 나선 모양새다. 김대표는 8일 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합참본부를 방문했다. 이외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방안' 포럼, '서민주거정책의 방향과 과제' 심포지엄 등 경제민주화 행보도 소화했다. 안보·경제 정당의 이미지 구축차원이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2개월 가량 남은 시한부 조직이다. 더민주는 오는 8월 27일 전당대회 개최를 통해 새로운 지도체제를 출범시킨다. 정치권에서는 시한부 조직을 이끌었던 김종인 대표가 결국 더민주와 결별하고 새로운 세력화를 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압박과 공조를 오가며 캐스팅보트 역할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법인세 문제에서는 더민주와 다른 해법 제시로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 원구성에 있어서는 국회의장 자유투표를 제안하며 더민주의 공감을 얻어냈다.

안철수 대표는 원 구성이 지연되면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약속을 당론으로 이끌어 내 여론전에도 앞서나가는 등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새누리와 더민주가 비대위 체제의 불안한 행보를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교섭단체 중 유일한 당 대표 체제의 존재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8일에도 국가의 국민복지 의무 등을 다룬 헌법 34조를 언급하며 "여성, 청소년, 산업현장 등 대한민국 공동체가 위기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하는 국회'를 촉구하면서 상대적으로 새누리, 더민주의 갈등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 국민의당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까지 12월로 연기하면서 대선 모드 직전까지 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구의역 사고 때 "다음 생엔 부디 같이 남자로 태어나요"라는 트위터 글로 논란을 일으켰던 문재인 전 대표는 당분간 거리두기에 나선다. 문제인 전 대표는 이달 10일께 7박9일 일정으로 네팔을 방문한다. 방문 중 히말라야 등반일정도 잡혀있다. 복잡한 당내 민감 사안에 얽히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7일 네팔 지진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해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을 위로하고 성찰과 침잠과 묵상의 시간을 갖는 순례길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표가 네팔 일정을 통해 내년 대선 행보를 앞두고 각오를 다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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