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억원 세금 가로챈 정황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CJ헬로비전이 최대 200억원에 이르는 조세포탈 의혹을 받으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CJ헬로비전이 협력업체를 통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분식회계로 10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 규모의 세금을 가로챈 정황을 포착했다.

   
▲ CJ헬로비전이 최대 200억원에 이르는 조세포탈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CJ헬로비전 소속 지역방송이 용역물품 지급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과다 계상하고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세금을 가로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협력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세포탈 정황에 관한 사실관계를 조사했으며 자료 분석 등이 끝나는 대로 CJ헬로비전 본사에 대한 수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겠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경쟁제한성 심사를 신청한 바 있다.

공정위의 심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허가를 거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된다.

공정위는 국내 최초의 통신·방송사업자간 기업결합인만큼 신중한 입장이다. 총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장기간 조사가 불가피함을 강조해왔다.

합병의 경쟁 제한 가능성, 방송의 공정성, 공적 책임, 재정 능력 등을 들여다보는 심사에서 CJ헬로비전의 조세포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심사가 원점에서 재검토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CJ헬로비전 주주총회 합병결의 무효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CJ헬로비전이 ‘몸값 높이기’를 시도한 것이라면 SK텔레콤 주주들도 기업가치를 재평가해 합병가액을 다시 산정해야한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일단 경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협상 전 내부적으로 알고 있던 부분이며 큰 문제될 것 없었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작년 M&A 협상 과정에서 CJ헬로비전 측으로부터 일부 직원들의 실적 부풀리기 같은 일탈행위가 있었고, 그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치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조치가 된 만큼 중대한 하자는 아닌 것으로 이해했고, 그런 상황을 감안해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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