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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카카오 포털의 O2O 신사업…독과점 규제는 필요악
카카오가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서비스 영역에 뛰어들면서 기존 O2O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동네 가게에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주문해야 했던 서비스들을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O2O 서비스의 요체다. 현재 카카오는 콜택시, 대리기사에 이어 미용실, 가사도우미, 주차 등 O2O 분야의 지속적인 투자를 공언한 바 있다. 카카오의 이러한 서비스 제공이 기존 업체들에 비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는 지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카카오뿐만 아니다. SK플래닛은 동네 세탁소와 청소 업체, 인테리어, 먹거리 배송 업체들이 입점하는 포털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카드는 자체 결제 서비스 '신한판페이'를 이용해 대리운전과 꽃배달, 자동차 공유 서비스로 발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도 'SSG페이'를 활용, O2O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물론 카카오를 비롯한 타기업들의 O2O 사업 영위에 아무 문제없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현재 카카오가 이미 진출했거나 사업 준비 중인 영역은 대기업 진출이 금지된 중소기업 적합업종도 아니다. 해외 주요 IT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O2O 분야에 진출하나 우리나라에서 카카오의 진출을 막자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중시한다면 오히려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북돋워야 할 시점에 규제를 가한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이처럼 대기업이 뛰어들면 O2O 시장에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고 시장의 파이가 확실히 커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늘진 측면도 있다.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와 일부 O2O 스타트업들은 카카오의 시장 진출에 따른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가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를 출시한 여파로 기존 사업자였던 스타트업 리모택시는 폐업 절차를 밟았다. 이들은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과 대규모 마케팅을 동원할 경우 경쟁이 성립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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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와 일부 O2O 스타트업들은 카카오의 시장 진출에 따른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사진='카카오톡' 모바일서비스 로고 |
관건은 소비자 친화적으로 서비스를 내놓되 O2O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략이다. SK플래닛은 전자상거래 서비스 '11번가'를 통해 O2O 사업을 키우고 있는데, 여기에는 O2O 서비스를 제공 중인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들도 대거 들어왔다. 네이버의 경우 동네 오프라인 매장 제품을 주문·구매할 수 있는 '쇼핑 윈도'로 O2O 시장에 진출했다. 네이버는 현재 전국 각지의 6000개 매장과 연결해 100만 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GS리테일·교보문고·SPC그룹 등 18개사(社)와 손잡고 교통, 여행, 식사 등을 신한판페이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현재 포털의 신사업 분야 진출과 관련한 법제도는 미비하다. 카카오 다음이나 네이버, 네이트든 포털업계의 신시장 독과점에 대한 제도적인 교정과 견제가 일부분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이 비즈니스 영역을 하나 추가할 때마다 심층적 검증을 진행한다. 미국 공정거래위는 구글이 검색 권력을 이용해 부동산, 금융 등 서비스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최근 규제한 바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O2O 분야 경쟁은 필연적이다.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업계의 ICT 거대공룡들이 계속해서 이러한 신시장을 창출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들과 맞서 싸우려면 국내 O2O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담보하는 법제도 구축에 수긍해야 한다. 그리고 관련 법제도의 요지는 특정 규제가 아니라 인센티브에 있어야 한다.
일일이 거의 모든 것에 족쇄를 걸겠다는 포지티브시스템보다 몇 가지를 제외하고 자유를 허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검토할 만한 대안이다. 신규업체들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되어선 안 된다. 신상필벌, 기업들이 어우러지는 생태계에서 (규모를 떠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면 누구나 진입해 성공하고 그 과실을 얻을 수 있는 제도가 O2O 시장에서도 구축되어야 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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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가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 서비스 영역에 뛰어들면서 기존 O2O 스타트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월한 지위를 차지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사진='카카오' 로고 |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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