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의 면담이 무산된 데 대해 "서운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해찬 전 총리와의 만남을 기대했는데, 만나지 못해 서운하다"면서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만나 뵙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과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유엔본부에서 차를 한잔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인 7일 오후에 갑자기 취소됐다.

취소된 이유와 관련해 이 전 총리 측은 비공개였던 면담의 성격이 변해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면담 취소 이유에 대해 반 총장은 "이 전 총리가 바쁜 일이 생겼는지, 서운한 일이 생겼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혀 이 전 총리 측의 결정임을 시사했다.

반 총장은 이 전 총리를 "깊이 존경하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총리로 모시고 내각에서 같이 일했으며, 자신이 사무총장으로 출마했을 때를 포함해 이 전 총리가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시에 많이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이 전 총리와 만나려고 한 것도 이런 특별한 고마움 때문이었음을 반 총장은 내비쳤다.

그는 "국회의장이나 정당 대표가 방문했을 때는 사무실에서 잠깐잠깐 만났지만, 그동안 한국의 정치인들을 잘 만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 전 총리는 특별한 분이니까 만났으면 좋았는데, 그렇지 못해 서운하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 전 총리와 전화 통화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외교관은 국내정치와 캐릭터(성격)상 안 맞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 총장이 참여정부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으로 유엔 사무총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이제는 여권 친박(친박근혜)계가 미는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야권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잠재적 라이벌' 사이가 되자 친노 진영에서는 불쾌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