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왕창 풀었던 돈줄을 서서히 죄고 있다. 죄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천문학적으로 시중에 푼 돈줄을 지난해말 100억달러를 축소한 데 이어 29일(현지시각)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100억달러를 더 줄이기로 했다.

양적완화가 이제 서서히 반화점을 돌아서 시중에 풀린 돈을 걷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헬리콥터 벤'의 버냉키의장이 수조달러를 풀어 미국과 전세계의 유동성고갈을 해결한 후 이제 퇴임에 앞서 조금씩 돈을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시중유동성회수는 그만큼 미국의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제조업의 고용률과 투자가 살아나고, 미국의 성장률도 지난해 4분기에 3%대로 고성장세를 구가하는 등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버냉키의 양적 완호 축소는 브라질 인도 터키 등 신흥국가의 통화가치를 확 떨어뜨려 경제위기를 초래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반면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3400억달러나 되고,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707억달러나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주가와 금리, 환율변동이 이들 신흥국가에 비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미 연준리는 매달  월 750억 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2월부터 6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줄이기로 했다.

반면 기준금리는 제로(0∼0.25%)에 가깝게 계속 운용키로 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였던 채권 매입 액수를 이달부터 750억 달러로 줄이는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에 착수한 바 있다. 이번이 두번째 테이퍼링이다.

연준리는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3차례나 양적완화정책을 전개해왔다. 이제 서서히 출구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버냉키로서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테이퍼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의 뒤를 이을 쟈넷 앨런 차기의장도 미국의 투자 일자리 성장지표가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 지속적인 테이퍼링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디어펜=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