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대통령 기대 크시다" 정세균 "많은 일 해주셔야"
취임 후 첫 국회방문…오후 중 여야 대표도 만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이 10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전날 의장단 선출이 이뤄지면서 20대 국회가 개원한 뒤 청와대와 국회 간 공식적인 첫 접촉이다.

이날 오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만난 이 비서실장과 정 의장은 밝은 표정으로 서로 안부를 묻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 실장이 먼저 "대통령께서 축하하신다고 한다"면서 '대통령 박근혜'라고 적힌 난을 선물하자, 정 의장은 "감사합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실장은 이어 "(취임 이후) 첫 외부 활동으로 의장님을 뵈러 왔다. 대통령께서도 기대가 크다"고 했고, 정 의장은 "저도 힘든 일을 맡았지만, 실장님도 많은 일을 해 주셔야 한다. 유능하고 특별한 인재들과 함께 일하시게 돼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의장이 "청와대는 물론 정부가 지혜를 모아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고 당부하자, 이 실장은 "심부름 하면서 열심히 할 테니 지도해달라"고 답했다.

이 실장이 "의장님이 기업, 행정을 두루 섭렵하셔서 각계의 기대가 크다"고 하자, 정 의장은 "실장님이야 말로 그런 분"이라고 맞받는 등 서로를 치켜세우는 모습도 보였다.

정 의장은 이 실장을 수행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도 환대했고, 김 수석은 두 사람의 인연을 상기시켰다.

정 의장이 먼저 "뜻하지 않게 (임명이) 됐는데, 아주 보기 좋다"고 하자, 김 수석은 "제가 17대 국회때 (정 의장을) 예결위원장으로 모셨다. 선배님이시다"라고 했다.

정 의장은 "(김 수석이) 당시 처음 국회에 들어와 열정도 있고 특위도 같이 하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이 실장이 일하는 데도 많이 도와줄 것"이라고 덕담하자 김 수석이 "친정아버지 처럼 말씀하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 가운데 이 실장은 "사람의 인연이 참 오래가는 것 같다"고 한마디 보탰다.

아프리카 순방 후 악화된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 문제도 화제에 올랐다. 

정 의장은 "대통령의 건강이 안좋다고 나오더라"고 하고, 이 실장은 이에 "너무 먼 거리를 다녀와서 피곤이 쌓인 것 같다. 회복이 많이 됐다. 일에 대한 열정이 깊다보니 피곤해 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0여분간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실장은 예방을 마치고서 기자들과 만나 "서로 축하말씀을 하고 덕담을 해줬다"며 "(협치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다들 그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이 이달 13일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정 의장과 따로 만날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여야 3당 원내지도부와 회동을 가지며 협치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같은달 말 상시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정국을 계기로 여야간 냉기류가 형성됐다.

한편 이 실장과 김 수석은 이날 오후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도 차례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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