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의혹제기 "아무 관련없다 말안돼"...더민주 "대선 도왔지만 최측근 말안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13일 '구의역 사고' 이후 직을 사퇴한 지용호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최측근이라며 '낙하산 인사'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이를 부정한 문 전 대표측의 반박을 재차 반박해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이에 더민주는 '네거티브' 공세라며 "치졸하다"고 비난조로 맞섰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구의역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용호 전 서울메트로 감사에 대해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지씨는 문 전 대표와 같은 경희대 출신이란 것 말고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사'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 전 감사와 문 전 대표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구의역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용호 전 서울메트로 감사에 대해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지씨는 문 전 대표와 같은 경희대 출신이란 것 말고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사'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 전 감사와 문 전 대표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사진=미디어펜


이는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오전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구의역 사고에 대한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한 문 전 대표에게 강한 유감을 표한 뒤 "문 전 대표야말로 메트로에서 벌어진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하철 운영과 관련 없는 최측근 인사가 어떤 경위로 메트로 감사에 임용된 것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힌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 전 감사는 문 전 대표와 같은 경희대 출신이란 것 말고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지난 대선 때 야권 후보였던 문 전 대표를 도왔을 수 있지만, 최측근 인사란 것은 말이 안된다"고 항변했다.

이와 관련, 민 원내대변인은 "문 전 대표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지 전 감사는 2012년 10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서울시민캠프' 상임대표로 일했다"며 "또한 2012년 7월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인 모임' 회장을 맡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 국면에서 문재인 지지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 전 감사는 자신의 SNS에 '(2011년 12월 열린) 문재인 선배님의 경희대 강연을 환영하기 위해 법학과 선후배 뿐 아니라 동대문갑의 당원동지 여러분과도 함께 학교에 갔습니다'라고 적었다"며 "한 주간지는 2012년 12월 '문재인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지용호)이 물밑에서 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실제로 지 전 감사의 페이스북에는 그가 2012년 12월 대선 이전까지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인 모임'(문사모)을 주도하며 정례회의 및 동문 모임, 대선 경선·본선 응원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인 내역이 상당수 게재돼 있다.

문사모와 문 전 대표 내외가 함께 찍은 사진도 수 건 게재돼 있다. 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2012년 8월 문사모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했고, 같은달 말 충북에서 진행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문사모 회원들과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문 전 대표 역시 같은해 7월 초 한 호프집에서 진행된 경희대 동문 모임에 참석해 지 전 감사와 다정한 포즈로 나란히 앉아 사진을 촬영했으며, 8월초 제주지역 경희대·경남고 동문 만찬에도 참석했다. 지 전 감사는 7월 중순 민주통합당 당무위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특히 지 전 감사는 2012년 8월11일자 게시물에서 "문 후보를 모시고 제주지역 경희대·경남고 동문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갑자기 준비된 모임인데도 70여명의 동문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습니다"고 적었다.

문사모 회장으로서 문 전 대표와의 접촉이 용이했고, 즉흥적인 만찬 모임에 그를 초청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관계라는 관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문 전 대표가 2012년 12월19일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하기까지 적극적인 응원전을 펼친 이력을 감안하면 문 전 대표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공로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 지 전 감사의 페이스북에는 그가 2012년 12월 대선 이전까지 '문재인을 사랑하는 경희인 모임'(문사모)을 주도하며 정례회의 및 동문 모임, 대선 경선·본선 응원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인 내역이 상당수 게재돼 있다./사진=지용호 전 서울메트로 감사 페이스북 캡처


민 대변인은 "이런 지 전 감사에 대해 '문 전 대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사'라고 주장하는 건 전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 전 감사와 같은 더민주 쪽 사람들이 메트로의 감사직을 맡게 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 당대표를 지낸 문 전 의원은 서울시와 메트로의 비정규직 착취행위를 명백하게 규명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구의역 사건을 새누리당 책임으로 돌리면서 '땅 위의 세월호 사건'이라고 억지를 부린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과 그 구성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문 전 대표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이를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짓고 "무례하다"며 "사과 반성부터 하라"고 핏대를 세웠다.

문 전 대표측으로 분류되는 한정우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원내대표와 원내대변인이란 사람들이 국회 개원 첫날부터 야당 전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추악한 네거티브나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고 개탄스럽기 그지없다"며 "무리하다 못해 무례하기까지 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한 부대변인은 '서울시민캠프'에 대해 "2012년 대선 당시 자발적인 지지의사를 밝힌 인사들이 모여 만든 것"이라며 "대표단만 하더라도 44명에 이르고 광역별 대표단·본부장단·실무단만 하더라도 2000여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사모도 자발적인 모임이지 최측근 논란과는 일절 관련이 없다"며 "새누리당 주장대로라면 최측근이 수천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허황된 주장"이라며 "치졸하게 야당 전임 대표를 물고 늘어질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