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하태경에 정규-비정규직 실태 전수조사 요청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14일 서울메트로 관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총책임자가 박원순 서울시장임을 재차 상기하고, 사고 책임을 정부·여당에 돌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일침했다.

4·13 총선 참패 약 2달만에 당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등 원내지도부 진용을 모두 갖춘 뒤 주요 현안에 관한 야권의 대여(對與)공세에 적극 대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식 원내대책회의에서 구의역 사고를 먼저 거론한 것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로 선임된 김태흠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책임있는 건 박원순 시장인데 어딜 갔는지 없다"며 "또한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 비서실장에 당대표까지 지낸 문재인 전 대표가 (사고를) 세월호 참사에 비유하면서 책임을 새누리당에 묻는 어처구니없는 정치적 공세(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말씀했지만 이 문제는 혼자만이 아닌 대변인, 해당 상임위 관련자들도 나서야 한다"며 "(서울메트로 전 감사가) 문재인 측근이냐 아니냐 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당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구의역 사고 본질에 대한 시각차가 저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사이에 있는 것 같다"며 "문 전 대표는 마치 국가에 의한 착취, 자본에 의한 착취같은 낡은 프레임에 갇혀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사진=미디어펜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은 하태경 의원도 "양반노동자와 상놈 노동자로 양분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를 제기하며 가세했다.

하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메피아' 문제에 대해 '양반과 상놈으로 노동시장이 양극화 됐다'고 말씀하셨다"며 "이런 양반노동자-상놈노동자로 양분화된 '신 계급사회'를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철폐해야 한다"면서 "상놈노동자가 '우리도 인간이다' 선언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환노위에서 야당 의원들과 힘을 합쳐 일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예정에 없던 추가 발언을 자청,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대로 정규직-비정규직 간 심각한 작금의 차별구조 시정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 일자리 생태계가 어떻게 정규-비정규직으로 짜여있는지 전수조사를 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 이 작업을 환노위 간사께서 선제적으로 맡아달라"고 하 의원에게 요청했다.

이어 문 전 대표를 겨냥, "구의역 사고 본질에 대한 시각차가 저와 문 전 대표 사이에 있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규직노동자에 대한 철통같은 과보호가 결국 비정규직 착취라는 결과를 만든다"며 "서울메트로 퇴직자를 하청업체로 내려보내 440만원씩 월급을 줬다. 그 불이익은 월 140만원의, 사발면으로 끼니를 떼운 그 비극적 결말의 김군에게 돌아갔다"면서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문제가 이 사태를 바라보는 본질적 시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는 마치 국가에 의한 착취, 자본에 의한 착취같은 프레임에 갇혀있지 않나. 이런 낡은 프레임은 현재 경제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사장은) 치킨집 사장도 있고 현대중공업 사장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김군과 같은 비정규직 140만원 노동자가 있는 반면 연평균 1억 받는 귀족노조도 있다"며 "이런 이중구조를 해소하지 않고 우리가 한발짝 나아갈 수 있겠나. 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20대 국회에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회의를 마친 직후엔 하 의원에게 "전수조사가 가능하지 않느냐"고 거듭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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