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일정이 오는 8월27일로 결정되면서 당권 레이스도 시동을 걸었다.
지금까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후보는 추미애 의원과 송영길 의원 두 명이다. 추 의원은 12일 광주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준비된 정당을 만들어 광주시민과 호남이 찍어주고 싶은 정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송 의원은 14일 불교방송에 출연해 “지금 이 시기에 제 조건에서 가장 역량이 발휘되고 당이나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뭔가 생각을 했을 때 당 대표라고 판단해서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 외에 김진표·김부겸·이종걸·박영선·신경민 의원 등이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박영선 의원의 경우 지난 공천 과정에서 당내 불협화음이 많았던 탓에 김부겸 의원에 대한 지지로 선회하고 스스로 불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김부겸 의원의 경우 당초 야권의 대선 잠룡으로 거론되다가 갑자기 대권과 당권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야권 불모지인 대구에서 당선되면서 단숨에 대권 주자로 떠올랐지만 당내 자기세력이 없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향후 더민주 전당대회는 김부겸 의원의 출마 여부가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결국 이번 당권 주자들도 ‘범친노·친문’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지원을 등에 업을지 여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 당선자가 의장 후보선출 경선에서 친노 인사인 문희상 의원보다 2배를 넘어선 득표로 압승을 거둔 것을 볼 때 차기 당 대표 선출에도 이런 역학구도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국민의당과의 분당 사태와 4.13총선을 거치면서 당내 친노·친문 세력이 더욱 커졌다”며 “초선 의원까지 가세해 친문의 순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범친노·친문’에 절대적으로 가까운 후보는 추미애 의원, 김진표 의원, 김부겸 의원 순이다. 김종인 대표에 가까운 후보는 김진표 의원, 김부겸 의원, 추미애 의원 순으로 꼽힌다.
이 중 김종인 대표와도 친화적이고 문재인 전 대표와 상당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진표 의원의 경우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것이 약점이다.
따라서 차기 당 대표 선출에서도 ‘범친노·친문’ 세력이 조직력을 발휘한다면 전략적으로라도 반대파에서 당 대표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철 원장은 “계파갈등으로 오랜 내홍을 겪어온 더민주가 4.13총선 승리 이후 우상호 원내대표를 선출한 것처럼 김부겸·김진표·추미애 의원 등을 당 대표로 밀 가능성이 있다”며 “김부겸 의원의 경우 본인이 당권에 출마해야 가능한 일이지만 친문 세력은 오히려 반대파 인물을 당대표로 내세워 문재인 대권가도를 안정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민주의 8월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 방식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결정됐다. 1등이 대표, 2등부터 최고위원이 되는 집단지도체제’가 아니라 1등만 대표가 되고 대표위원들을 분리해 뽑는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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