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일본 언론 아시아프레스 인용 "탈북자사회 과대 왜곡"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우리의 국가정보원 격에 해당하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달 초 지방도시 고위간부들을 대상으로 '탈북 방지' 강연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주민 대상 탈북 방지 교육 사례는 수차례 타전된 바 있지만, 고위간부들도 대상이 됐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일본 언론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강연회가 열린 것은 이달 초순"이라며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고위간부를 대상으로 탈북 방지 관련 강연회를 진행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RFA에 밝혔다.

강연에는 ▲한국은 돈이 없으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는다 ▲탈북자를 돕는 단체가 탈북자에게 기간이 지난 식료품이나 헌옷을 가져다주면서 거지 취급한다 ▲탈북자를 외국인 취급하고 무시하면서 일자리를 주지 않아 공사현장에서 위험한 일밖에 할 수 없다 등 황당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다.

강연회의 끝 부분엔 탈북했다가 돌아온 자는 관대하게 용서하고 재입북자들이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주장도 소개됐다.

이시마루 대표는 "(강연은) 탈북자 사회 전체가 많이 고생하고 차별받는다는 식으로 과대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북한에서 한국에 가면 최하층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자본주의의 허점을 부각한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런 강연회를 개최한 것은 당원 출신이거나 성분이 좋은 고위층에서도 잇달아 탈북자가 나오면서 김정은 정권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RFA는 전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 2월에도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보위부가 같은달 북한 북부 지방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탈북자의 '비참한 삶'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등 탈북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고 RFA에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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