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 수사, 마치 내가 죄를 지은 기분"…강압수사 자제해야 목소리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검찰이 전체 수사 동원 가능 인력의 절반을 투입하며,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탈탈' 털렸다. 

검찰이 수사의 초점을 광범위하게 잡으면서 규모가 작은 일부 계열사를 제외한 롯데그룹 모든 계열사가 털린 셈이다. 이에 롯데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은 일제히 업무 마비 상태가 됐다.  

   
▲ 검찰이 수사 동원 가능 인력의 절반을 투입하며,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탈탈' 털렸다. / 사진=연합


일각에선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횡령·배임 혐의를 잡기 위해서'라는 두루뭉술한 명목 하에 30여 곳이 넘는 계열사를 막무가내로 수색하는 것을 두고 강압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호텔롯데, 롯데홈쇼핑, 롯데정보통신 등 계열사 7곳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무실 등 17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14일에는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15곳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1차 압수수색은 10일 오전 시작돼 다음 날 아침까지 진행됐으며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에서 나온 압수물은 1t 트럭 2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분량이 많았다.

특히 롯데그룹 1차 압수수색 시 임원급 휴대폰은 물론 말단 사원의 휴대폰까지 압수해 명함과 함께 비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모습을 본 롯데그룹 직원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내가 죄인이 된 것 같다"는 심정을 느꼈다. 직원들은 막무가내 수사에 뒤숭숭한 마음을 숨기기 힘들었다고 한다. 

추가 압수수색이 들어간 각 계열사에 직원들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 계열사에 한 직원은 "솔직히 힘이 많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동요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자기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독이는 분위기도 형성돼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롯데그룹의 불법적인 부분만 명백히 가려내 각 계열사별 경영과 추진사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검찰 수사가 진행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미디어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지면서 롯데 임직원은 우려 속에 일부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동요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이 일부 팀장급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빼고 휴대전화까지 압수하면서 업무에 차질이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임원회의에서는 직원들을 안심시키고 업무에 전념하게 하라는 당부가 나오고 있다.

계열사별로 사내 인터넷 망이나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최근 사태와 관련해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정진하자고 당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이후 올 스톱 돼 있는 계열사별 중요 사안에 대해서 다시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하반기 있을 추가면세점 운영권 획득을 위해 롯데면세점은 차근차근 준비를 진행해야 하며, 올 연말 완공 예정인 제2롯데월드타워도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 

한편 롯데그룹의 불법적인 부분만 명백히 가려내 각 계열사별 경영과 추진사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검찰 수사가 진행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검찰의 수사로 호텔롯데의 상장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 됐으며, 글로벌 면세점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상장에서 확보한 돈으로 미국 면세점과 프랑스 등 유명 호텔을 인수하겠다는 계획도 한 발짝 멀어졌다. 

또 롯데케미칼이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추진하던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사 인수도 포기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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