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업체 CDI·위탁제조업체 한빛화학…이르면 18일 영장심사
[미디어펜=이상일 기자]16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살균제의 원료 공급 및 위탁제조 업체 대표 등 2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청구 대상자는 원료 공급업체 CDI 대표 이모씨와 위탁제조업체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다. 이들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됐다.

   
▲ 16일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살균제의 원료 공급 및 위탁제조 업체 대표 등 2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미디어펜


검찰에 따르면 이씨와 정씨는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이용자들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제품은 2000∼2011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한빛화학에서 제조됐다.

총 600여만개가 판매됐고 사망자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자를 냈다. 

옥시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프리벤톨R80'이라는 화학물질을 썼다. 옥시측은 이 물질의 흡입 독성실험을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뒤 제품 제조에 사용했다.

하지만 가습기 분출구에 하얀 이물질이 생기는 데다 세척력이 썩 좋지 않다는 소비자 민원이 들어오자 2000년에 제품 원료를 문제의 PHMG로 바꾸기로 했다.

이는 원료 도매업체 CDI의 추천에 따른 것이다. CDI는 SK케미칼로부터 PHMG를 사들여 옥시측 하청 제조사인 한빛화학에 공급한 곳이다.

이 과정에서 옥시는 CDI에 PHMG의 흡입 독성실험 자료가 있는지 문의하기도 했지만, 실험을 생략하고 2000년 10월 PHMG를 함유한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시장에 내놨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18일께 열리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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