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접어든지 5개월. 검찰은 긴 수사의 여정을 마치고 최총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가해 업체 책임자 등 20명 안팎을 재판에 넘기는 선에서 이달 말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2011년 5월 첫 사망자가 나온 이래 총 140여명의 임산부와 영·유아가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가습기 살균제의 부작용으로 인해 숨졌다.
검찰은 2012년 보건당국이 폐손상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할 당시 기소를 중지했다가 2014년 8월 수사 재개를 지시했다.
작년 9월 경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검찰 역사상 특정 제조물 결함으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수사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 사례가 처음이고 규모도 최대일 것"이라며 "피해 회복과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올해 1월 기존 수사 인력을 보강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집중 수사에 나섰다.
두 달 보름여 간의 분석·조사 끝에 사망 원인이 된 폐 손상 유발 제품군을 ▲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 세퓨 가습기살균제 등 4개로 압축했다.
모두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또는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다.
첫 타깃은 가장 피해자를 많이 낸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였다. 현재까지 6명을 구속했고 2명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검찰은 2000년 10월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판매해 181명의 피해자(사망 73명)를 낸 혐의로 신현우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옥시 연구소장 조모씨는 신 전 대표와 함께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심' 등 허위 광고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광고가 소비자들을 속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고 범죄액이 확정되는 대로 사기죄를 추가할 방침이다.
옥시가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흡입 독성 실험 결과를 반박하고자 서울대·호서대 연구팀을 통해 결과가 정해진 '실험'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서울대 조모 교수를 구속기소하고 호서대 유모 교수를 구속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옥시 제품을 제조한 한빛화학 대표 정모씨, PHMG 원료 중간도매상인 CDI 대표 이모씨 등 2명은 16일 구속영장이 청구돼 20일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로 재직한 존 리 전 대표도 과실 책임이 상당하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2009∼2012년 인터넷과 관련 논문 등을 참조해 졸속으로 PGH를 섞은 세퓨를 제조·판매해 총 27명의 피해자(사망 14명)를 낸 오모(40)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옥시와 버터플라이펙트 등 법인 2곳은 벌금 1억5000만원에 각각 약식기소했다. 허위광고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벌금액수는 법정 최고형에 해당한다.
후반부 수사는 옥시 제품을 베껴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했던 롯데마트·홈플러스로 향했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용마산업에 제조를 의뢰해 PHMG가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해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냈다.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을 구속하고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전 일상용품팀장 김모씨를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이다.
홈플러스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 김원회씨와 이모 전 법규관리팀장은 구속, 조모 전 일상용품팀장은 불구속 상태로 각각 조사 중이다.
롯데마트 제품의 상품 기획에 관여한 외국계 컨설팅업체 데이먼사의 한국법인 QA팀장 조모씨, 두 회사 제품의 제조사인 용마산업 김모 대표도 구속됐다.
이처럼 불구속 기소되는 관련자를 포함하면 4개 업체의 전체 처벌 대상자는 20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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