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도체 시장서 인텔과의 점유율 좁혀나가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 항상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하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도 홀로 매출이 늘면서 올해 하반기 실적을 반도체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는 10나노 D램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 '20나노 벽'을 깰 수 없다는 업계 전망을 완벽하게 뒤엎으면서 또 한번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돌파한 상황이다. 

메모리반도체는 크게 D램과 낸드플래시 두 가지로 나눈다. D램은 컴퓨터의 주기억장치로 일시적으로 데이터를 저장, 낸드플래시는 반영구적으로 저장이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메모리반도체 매출액이 204억3400만 달러(약 23조6810억원)를 기록, 2014년(186억6100만 달러)보다 9.5% 늘었다. D램 시장 규모는 462억4600만 달러에서 450억9300만 달러로 위축되는 와중에 삼성전자만 매출이 증가했다. 

19개월 연속 지속됐던 메모리 반도체 D램의 가격 하락세가도 마침내 멈춰섰다. 대표적인 D램 제품인 'DDR3 512x8 칩'의 6월 6일 기준 현물가격(spot price)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반전했다고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는 전했다.

D램 가격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낸드플래시(NAND Flash) 가격도 2분기부터 급격한 하락을 멈추고 안정세에 접어들기 시작, 3분기부터 D램 가격이 상승세로 반전하면 삼성전자의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도 홀로 매출이 늘면서 올해 하반기 실적을 반도체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멈추지 않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도전

삼성전자 반도체 역사는 벌써 40년이 넘었다. 1974년 12월, 동양방송 이사였던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반도체의 역사는 사실상 시작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TV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시기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엄청났다. 또한 삼성전자는 막대한 투자금부터 고급기술 인력 확보까지 난제가 계속됐다.

어려움에도 불과하고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이후 1983년 고 이병철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 '왜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2.8 동경선언'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첫 제품으로 D램을 선택하고 수 많은 장벽을 무너뜨리고 우리나라 최초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2013년 문화재청은 산업 역사로서 그 가치를 인정해 64K D램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3번째로 64KD램을 개발했다. 유럽 선진국도 해내지 못했던 반도체를 미국과 일본에 이어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가 해낸 것이다.

그 이후에도 삼성전자는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진행하면서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을 개발, 해당 시장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차지했다.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불과 10년 만이다. 

세계 메모리 시장 1위를 석권한 삼성전자는 2002년 세계 최초 300mm 웨이퍼 양산과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제품 탄생, 낸드 플래시메모리 세계 1위 달성 등 현재까지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D램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한 발자국 남겨놓은 종합 반도체 시장 1위

삼성전자는 전세계 종합 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 종합 반도체 순위 1위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최강자인 인텔이다. 

종합 반도체 업체 순위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설계 전문업체(팹리스), 위탁 생산업체(파운드리) 등을 모두 포함해 등수를 매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총 401억6000만달러(약 46조원)를 기록해 종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1.6%로 2위에 올랐다. 인텔은 매출 514억2000만달러(약 59조원), 점유율 14.8%를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좁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5.3%포인트에서 지난해는 3.2%포인트까지 바짝 쫓아갔다. 세계 종합반도체 시장 1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기술력으로 수익성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18나노미터 D램 양산을 시작하면서 경쟁 업체들 간 메모리 반도체 기술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 크기다. 업계에선 회로와 회로 사이의 폭을 의미한다.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성능이 개선되고 칩 크기·전력 소모·생산원가가 줄어든다.

10나노급 D램 양산 성공은 삼성전자가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를 확인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세공정이 생산 효율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0나노대 D램 양산은 의미가 매우 크다. 삼성전자의 D램 원가 경쟁력이 경쟁사 대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15나노 D램이 기술적 한계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그 이상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