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영남권(동남권) 신공항 입지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지역이기주의 등 지자체간 첨예한 갈등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신공항 유치가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수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돼야 할 사안이지만,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영남권 신공항 입지 결과 발표 이후 어느 곳이 선정되더라도 거센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남권 신공항 유치는 역대 대통령 후보의 ‘단골’ 대선공약으로 등장하면서 지역갈등의 화약고에 불을 지펴왔던 사안이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처음으로 거론된 건 1992년 당시 부산시 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되면서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6년 영남권 신공항 추진을 지시하면서 정부의 공식적인 검토에 착수하게 된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이명박 정부 때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신공항 건설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 뒤 실시한 용역과정에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유력 후보지로 압축됐으나, 2011년 신공항 건설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됐다.
이 과정에서 서로 영남권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한 부산과 영남의 지역갈등은 물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친이계와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 간 계파갈등으로까지 불이 번졌다.
이 대통령은 신공항 건설에 대해 “국익을 반하는 것이 분명한데 공약을 밀어붙이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며 백지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구를 기반으로 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즉각 반발했다.
당시 다음 대선의 유력 후보였던 박 전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이다”며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신공항은 필요하다. 계속 추진할 일이다”며 대선 공약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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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사진=연합뉴스 |
이명박 정부 때 백지화됐던 영남권(동남권) 신공항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되살아났다. 그러나 당선 후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보이다 6월 말로 예정된 국토교통부의 영남권 신공항 입지 용역 결과 발표가 임박하면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급부상했다.
신공항 건설에는 1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지만 지역이기주의와 정치적 논리가 점철되면서 성공여부와 관련해서도 적지 않은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방공항의 만성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전국 15개 공항중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은 최저 당기 22억에서 최고 100억에 달하는 적자를 보고 있다.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과 이우현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 영남권 5개 지방공항 중 김해를 제외한 대구, 사천, 포항, 울산의 누적적자는 13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우려 속에 논란의 영남권 신공항 부지 입지 결과 발표가 임박해오면서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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