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분양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정부가 하반기부터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22일 관련 정부 부처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가 1인당 2건 이하, 보증 금액은 3억원 이하로 제한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제한이 없었던 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와 금액을 주택금융공사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인 HUG는 아파트 분양시장에 제한 없이 보증을 공급해 집단대출 급증의 주요 배경으로 꼽혀왔다.

은행들은 아파트 분양을 받은 개개인의 상환 능력과 무관하게 시행사의 사업성 등을 보고 집단대출을 해준다.

HUG는 집단대출에 대해 100% 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은행들은 개인이 빚을 갚지 않아도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HUG의 보증은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인당 건수·횟수 제한이 없었다.

이러다 보니 HUG 보증은 전체 중도금 보증 시장의 6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올해 1~5월 HUG의 중도금 보증은 18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같은 기간의 17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HUG처럼 중도금 보증을 취급하는 주택금융공사는 9억원 이하 주택만 보증을 서 준다. 보증 금액은 3억원 이내로 제한하고 있으며 보증 건수는 1인당 최고 2건까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보증이 HUG로 몰리면서 주택금융공사의 중도금 보증 시장 점유율은 20%로 HUG보다 훨씬 낮다.

은행들은 HUG의 100% 보증을 믿고 집단대출을 늘려 가계부채가 급증했고, HUG의 보증 능력은 한계치(법정보증배수 50배)에 가깝게 차오른 상태다.

만약 주택시장이 침체해 중도금 미상환액이 늘어나면 대출 보증을 서준 HUG에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미 지난해 말 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에 건수와 금액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분양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을 염려해 도입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최근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도 집단대출에 대한 실태조사와 현장점검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에 대한 집단대출 현장점검을 시작했다"며 "마구잡이 대출을 하지 말라는 신호를 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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