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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브렉시트 투표, '찬성'에 한 표를 던진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브렉시트다. 유럽통합(EU) 및 영국의 향방을 가를 브렉시트 투표가 곧 영국 전역에서 시작한다. 23일 현지시각 오전 7시에 시작, 오후 10시(한국시간 익일 오전 6시)까지 이어진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필두로 한 브렉시트 반대파와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이끄는 브렉시트 찬성파는 지난 4개월 간 열띤 브렉시트 캠페인을 벌였다. 지금까지 그들은 브렉시트에 대해 다양한 찬반논리를 제기했다.
브렉시트 찬반 논란의 기저에는 EU예산 기여금에 관해 영국이 지속적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그렇다. 영국은 2014년 기준 EU 기여금을 141억 유로(전체 분담금의 10.6%) 지급했으나 영국이 반대급부로 받는 EU 보조금은 71억 유로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손해봤다. EU 기여금과 보조금 간의 괴리는 영국이 EU에 내는 기여금의 40%가 농업보조금으로 지급되는 것에 기인한다.
현재의 EU 구조로는 기여금이 늘어날수록 영국이 지속적으로 손해를 보며, 이러한 적자 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커지고 있다. 여기에 2010년 이후 남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하면서 2008년 대비 적자 규모가 5배 이상 증가했다. 더욱이 영국 제조업 비중은 10% 대에 머물러 있고 회원국 내에서의 EU 역내 비중도 그리스 다음으로 최저인 50.8%다. 영국이 EU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타 EU국가 대비 현저히 떨어진다.
유럽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다음으로 네 번째로 많은 기여금을 책임지고 있다는 명분은 쓸모없다. 실리만을 따지면 영국이 브렉시트를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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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렉시트 투표 곧 시작…"EU에 왜 남아야 하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반대에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사진=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페이스북 페이지 |
경제적 실리 뿐 아니라 EU가 짊어지고 있는 이민자 문제도 브렉시트 찬성에 한 표를 던질만한 이유다.
현재의 영국 정부 이민정책에 관해 영국 국민 39%가 반대의견을, 20%가 찬성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민자가 영국에 부정적 의견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자는 45%로 긍정적으로 답한 29%보다 2배에 가깝다. 타 EU 국가에서 망명 승인된 자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영국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고 최근 유로존 내 테러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테러범 개인들이 시리아 난민에 섞여 들어오는 등 자유로운 이주 이동을 막을 수 없다는 문제가 상존한다. 이민자에 대한 영국 국민의 불안감이 브렉시트에 대해 호의적으로 여기게 만든다.
관건은 브렉시트가 영국 GDP 감소에 일조하리라는 예상이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자국 GDP가 마이너스 3.8%에서 마이너스 7.5%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OECD 전망치는 마이너스 2.7~7.5%다. 이뿐만 아니라 영국에 들어오던 역내 역외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한편 스위스 및 노르웨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영국의 EU 기여금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 및 일반 서비스 무역을 활발하게 영위하는 영국이 유로존과의 자유교역을 위해서는 이에 따른 기여금 납입을 피하기 어렵다.
브렉시트의 본질은 돈이다. 영국이 EU안에 있어봤자 볼 수 있는 이득이 다른 국가들보다 낮다는 판단이 커진다면, 이번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찬성으로 나올 수 있다. 현재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 지지층은 연령, 성별, 교육 정도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팽팽하다. 가장 최근 보도된 여론조사는 브렉시트 찬성이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15시간, 적극 지지층 투표 참여율이 브렉시트 결과를 가늠 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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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렉시트 찬성파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브렉시트 투표일이 독립기념일"이라며 "우리 대부분이 모르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중요한 결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사진='Britain Stronger in Europe' 페이스북 페이지 |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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