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대우조선해양에 KDB산업은행이 유동성을 무차별적으로 지원해 증권사들이 큰 수혜를 본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13개 증권사들이 보유한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자 이를 상환하기 위한 대출을 늘렸다.
이 덕분에 2014년 12월 말 3936억원어치의 대우조선 회사채를 들고 있던 증권사들은 만기 회사채를 무난하게 현금으로 상환받아 올 5월 말 기준 대우조선 회사채 잔고는 2145억원으로 줄었다.
이들 증권사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1150억원에서 650억원으로 500억원가량을 상환받아 대우조선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부담을 가장 크게 낮췄다.
이는 대우조선이 산업은행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연리 3.5~3.8% 사이의 회사채를 갚았다는 의미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현금이 부족했던 대우조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유동성 지원으로 증권사들이 회사채 손실 부담을 덜게 됐다"며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지원한 돈 중 일부를 회사채 상환에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작년에 자금난이 심해진 대우조선의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꺼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지속적인 지원을 확신한 일부 증권사는 외려 대우조선 회사채 등급의 하향위험(리스크)에도 고수익을 겨냥해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부증권이 2014년 말 125억원 수준에서 올해 5월 말 600억원 수준까지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를 늘렸고, 같은 기간 현대증권과 유안타증권[03470]도 각각 100억원, 190억원가량 투자를 확대했다.
대우조선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은 작년 7월까지 투자등급인 A-였으나 감춰놓은 손실이 드러나면서 1년 만에 투기등급인 BB로 추락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묻지마'식 지원이 기관 투자자인 증권사들의 투자이익을 보장해 준 격"이라며 자금 지원 방식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무차별적 지원으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에 대한 익스포저는 2014년 말 2조337억원에서 올해 5월 말 6조9412억원으로 불어나는 등 작년에만 5조원 가까이 늘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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