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대주단과 채무조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온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옛 씨앤앰)'가 디폴트 위기를 벗어났다.
21개 대주단 전체가 인수금융 2조2000억원 중 8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의 만기를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채무조정안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7일 2012년 투자한 '딜라이브' 인수금융의 만기 도래와 관련해 "투자기업의 채무 재조정 방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투자기업의 기업의 가치보존과 매각기반 확보 방안을 대주단과 협의해 왔다"며 "재무진단 결과 등을 토대로 출자전환의 타당성, 경영개선 계획의 합리성 등을 검토해 재조정안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투자기업의 개선 계획이 충실히 이행돼 경영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대주단과 적극 공조해 투자기업의 경영 수익성 제고를 통한 기금의 성과 제고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주단 간사인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협도 채무조정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대주단 맴버 21곳 전체 동의를 받아 딜라이브는 일단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관 변경 등 실무 절차를 거쳐 만기인 다음 달 29일 전에 무리 없이 채무 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딜라이브 채무조정안은 인수금융 2조2천억원 중 8천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의 만기를 3년 연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채무조정안은 대주단 멤버 모두가 찬성해야 채택된다.
대주단이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해 채무조정이 무산되면 인수금융은 부도 처리돼 딜라이브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지난 23일 KDB캐피탈과 KDB생명이 채무조정안에 동의하기로 한 데 이어 이날 국민연금과 수협까지 조정안을 수용함에 따라 채무조정이 성사됐다.
2012년 한 차례 차환에 성공한 인수금융은 현재 딜라이브 지분 93.81%를 보유한 KCI 대출금 1조5670억원과 딜라이브 자체 대출금 6330억원이다.
이자율은 연 5.5∼7% 수준이다. KCI와 딜라이브가 분기마다 300억원 정도의 이자를 지급해왔으나 올 들어 연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는 2007년 씨앤앰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인 KCI를 설립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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