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KBS 사장은 4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BS 수신료 조정안과 관련해 "임금 피크제 도입을 검토해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길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KBS 직원의 절반 이상이 억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인건비 감축 등의 자구 노력 없이 일방적으로 수신료만 올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은 것.

길 사장은 "일률적인 인건비 삭감은 노사합의나 노동법 문제 등으로 쉽게 이야기하기 힘들다"면서 "임금 피크제 등을 통해 삭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KBS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 회계 분리, 인건비 감축, 보도의 공정성 확보, 광고 비중 줄이기의 현실화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되면서 KBS의 수신료 조정안에 대해 허술한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특히 수신료를 1,500원 인상하면 매년 4,0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매년 2,100억원의 광고를 줄이겠다는 계획이 현실성과 동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길 사장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보는 시간대나 주 시청시간대를 피한 부분에서 광고를 축소, 광고로 인해 올 수 있는 폐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며 "구체적 실행방안은 광고를 담당하는 코바코와의 협의를 통해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KBS의 보도 공정성과 제작의 자율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보도의 공정성이 지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KBS는 잘하고 있는데 외부 시선이 문제라는 식으로 책임 전가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수신료 인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공적 책무 중 하나인 보도의 공정성과 제작의 자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회계분리와 유휴자산 매각, KBS의 수신료 배분 문제도 강하게 제기됐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조정안에는 KBS의 수신료를 현행 3%에서 5%로 올리겠다고 돼 있는데 2,500원일 때는 위탁수수료를 포함해 9.15%가 KBS로 가지만 4,000원 인상 수신료에서는 8.84%만 빠져나간다"면서 "한전의 위탁 수수료를 줄이면서 오히려 KBS가 수신료를 더 가져가는 계산법이 나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