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국민투표 결과 예상과 달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brexit)가 결정되면서 정부는 단기적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우리 외환·금융시장 역시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영국의 EU 잔류 전망 속에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금융시장은 브렉시트 개표 당일 큰 폭 하락 반전했다.
개표 당일인 지난 24일 파운드화 환율은 1985년 이후 최저수준인 파운드당 1.32달러까지 하락했다. 엔화의 경우 달러당 100엔선이 위협받았고, 주요국 증시도 3% 이상 하락했다.
정부는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의 무역·금융거래 위축,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안전자산 위주의 자금흐름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사국인 영국 경제는 금융불안과 무역감소는 물론 EU 탈퇴 이후 체제전환, 금융센터 기능 약화 등으로 인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재무부는 EU 탈퇴 이후 향후 15년 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EU 잔류시에 비해 3.8∼7.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EU 국가 중에서도 아일랜드 등 영국과 금융 및 무역 연계가 높은 국가들에 영향이 집중될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EU는 영국 잔류 시와 비교하면 2018년 GDP가 0.2∼0.5% 감소하고 EU 외 국가들은 최대 0.2% 감소하는 등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브렉시트가 단기적으로는 금융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이 높아지면서 외환 및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계 자금이 39.8%로 가장 많고, 영국은 8.4%로 미국 다음이었다.
다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대응여력이 양호하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2013년 5월 테이퍼링(점진적 자산매입 축소)을 암시했던 '버냉키 쇼크' 당시에도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후에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 역시 제한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브렉시트가 가결됐지만 향후 2년 간의 탈퇴협상 기간에 한-EU FTA가 적용되는데다 영국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영국과 EU의 성장 둔화가 전망되는데다 자국산업 보호 경향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EU 탈퇴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 영국 외에 EU 회원국의 추가 탈퇴 우려, 유럽 지역 금융기관 부실 확대 등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 때까지 다양한 변수도 존재하는 만큼 신중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인 점은 확실하지만 성장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 정부는 이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8%로 제시하면서도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은 반영하지 않았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의 하방위험 요인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이를 계량해서 반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정부가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 2.8%에 어느 정도 마이너스가 될지는 계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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