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원유기본가격이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된 지 3년만에 처음으로 리터당 18원 인하됐다. 이번 원유가격 인하를 계기로 소비자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원유기본가격이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된 지 3년만에 처음으로 리터당 18원 인하됐다./사진=연합뉴스


낙농진흥회는 지난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원유기본가격을 리터당 922원으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940원보다 18원(1.9%) 인하된 가격이다.

낙농가는 지난 2년간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고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인하액을 16.2원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가공업체는 수입유제품과의 시장경쟁력 확보와 원유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인하폭을 19.8원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맞서왔다.

이에 대해 이사회는 양측의 입장과 물가인상률,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인하 금액을 18원으로 확정했다. 인하된 원유가격은 오는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내년 7월 31일까지 1년간 적용된다. 
  
원유가격이 인하된 건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국산 원유를 생산비와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공식에 따라 연 1회 원유 가격을 정하도록 한 제도다.

   
▲ 원유기본가격이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된 지 3년만에 처음으로 리터당 18원 인하됐다./사진=뉴시스


그동안 원유 재고가 남아돌고 우유 수요는 줄어드는데 우유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기현상의 원인으로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원유가격 연동제가 지목돼왔다.

가격협상에 있어 낙농가와 유가공 업계의 대립을 막자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한 번 가격이 결정되면 원유 재고와 소비 상황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유가공업체가 쓰고 남은 원유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분유 재고량은 1만7086만톤이다. 지난해 같은 달 2만1944톤에 비하면 분유 재고량이 22.1%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정 분유 재고량 기준인 8000톤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가격이 내려가야 정상이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28일 기준 우유 1리터의 평균 소매가격은 평년보다 6.8% 비싼 2549원이다.

이번 원유가격 인하를 계기로 소비자 가격도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 가격인하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인하 폭이 1.9%수준으로 사실상 크지 않은데다 인건비와 유통비 등 기타 제반 비용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당장 가격인하를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인하됐다고 해서 당장 소비자 가격이 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여러 제반 상황을 고려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