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이 주요 구조조정 업종으로 꼽히는 해운·조선·철강업을 중심으로 계속 늘고 있다.
한은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외부감사 대상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이 작년 말 3278개로 2014년 말(3239개)보다 39개 늘었다고 밝혔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00%를 밑도는 기업을 말한다.
전체 외부대상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도 2014년 말 14.3%에서 작년 말 14.7%로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작년 말 13.7%로 2014년 말과 같았지만,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14.4%에서 15.0%로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해운·조선·철강업은 이 비율이 5년 사이 2배 정도로 뛸 정도로 심각하다.
해운업에서 한계기업 비중은 작년 말 18.6%로 2010년과 비교해 9.8% 포인트나 올랐다.
조선업과 철강업도 한계기업 비중이 각각 14.7%, 12.3%로 2010년보다 8.5% 포인트, 7.7%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는 계적으로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이 상장기업 1892개와 일부 비상장기업 232개 등 2124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조선업의 매출액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7% 줄면서 감소 폭이 2014년(-6.9%)보다 악화됐다.
해운업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7%를 나타냈지만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마이너스(-2.8%)로 전환됐다.
한계기업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6% 정도로 만성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은 50.8%로 나타났다.
조선·해운 이어 추가 기업 구조조정 '스타트'(CG)
조선·해운 이어 추가 기업 구조조정 '스타트'(CG)
[연합뉴스TV 제공]
또 한계기업 중 부채비율이 300%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작년 말 32.4%로 높아졌고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31.9%로 파악됐다.
2006년 이후 두차례 이상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만성적 한계기업'은 지난해 2천474개로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11.2%로 집계됐다.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7.8%에서 5년 만에 3.4% 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기업에 대한 은행의 신용공여액은 작년 6월 말 현재 118조6천억원으로 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이 각각 45조4000억원, 73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5개 취약업종에 대한 신용공여는 특수은행이 51조2000억원으로 일반은행(19조1000억원)의 2.7배나 됐다.
한은은 "한계기업은 수익창출능력 악화로 영업환경이 호전되지 않으면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며 한계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상시적이고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부채에 의존해 연명하는 만성적 한계기업들의 퇴출이 지연될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업들의 재무지표가 소폭으로 개선됐지만, 성장성은 크게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매출액이 2014년 1.6% 감소했고 작년에는 감소 폭이 4.4%로 크게 확대됐다.
한은이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 변동과 매출액영업이익률 및 이자보상비율 변동을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가 각각 0.53, 0.70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매출액증가율이 1% 포인트 상승하면 매출액영업이익률과 이자보상비율이 각각 0.01% 포인트, 0.88% 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기업의 성장성은 수익성뿐 아니라 이자보상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기업들의 매출성장성 악화가 수익성 저하 및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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