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은 29일 평양시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13기 제4차회의를 개최하고 자신들의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해 김정은을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헌법에서 국무위원회를 종합적 정책결정기관으로 명시하고 부위원장에 각각 당과 군, 정을 대표하는 인물을 임명해 정상적인 국가기구를 표방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인민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오른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대해서는 ‘물질지술적 토대를 튼튼히 쌓고, 인민생활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5개년 전략은 사회주의 완전승리를 위한 설계도’라고만 간략히 언급만 했다. 

정상국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서도 경제발전계획은 구체화시키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초 7차 당대회에서 북한은 ‘휘황한 설계도’라는 말로 대대적인 예고를 해놓고 목표로 제시된 수치 하나 없는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생산을 늘리고’ ‘정상궤도에 올려놓고’ ‘최상의 수준에서 최대의 속도로’ 식의 뜬구름 잡는 어휘만 나열해놓고 당대회의 후속조치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조차 구체적인 제시없이 ‘완전승리’ 정도의 보여주기식 어휘로 얼버무린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대해 “김정일의 국방위원회와 달리 김정은만의 국무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었으나 권력집중 측면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당대회 의제였던 김정은의 직위 격상과 이에 따른 소규모의 조직개편, ‘김정은 인물’로 인사 보충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면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박봉주의 국무위원 발탁 등 나름대로 ‘5개년 전략’의 수행 체계는 갖춘 것으로 보이나 생산목표는 제시되지 못했다”며 “대북제재 아래에서 외부투자가 없는 자강력제일주의의 한계로 인해 성과 난망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하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신문이 소개한 전날 평양시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의 개정헌법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해서는 ‘영원한 주석’과 ‘영원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삭제하는 대신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를 주체조선의 영원한 수령’이라고 바꿨다. 

헌법 서문에서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주체적인 국가건설사상과 국가건설업적을 법화한 김일성-김정일헌법이다’라고 했다.

개정헌법은 김정은을 ‘최고령도자’라고 명시하고, 주로 신설된 국무위원장의 임무와 권한에 대해 나열하고 있다. 

헌법 6장 3절 ‘제목’에서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명칭 변경하고, ‘국방위원회는 국가주권의 최고국방지도기관이다’를 ‘국무위원회는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지도기관이다’라고 명시했다. 국방뿐 아니라 국방을 포함한 국가의 모든 정책을 관할하고 지도한다는 의미이다.

김정은의 권한에 대해서는 6장 2절 100조에서 국무위원장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령도자’로 명시했다. 또 102조에서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한다’라고 했다. 

또 6장 2절 102조에 ‘국가의 중요 간부를 임명 또는 해임한다’ ‘전시에 국가방위위원회를 조직한다’가 추가됐다. 기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한이던 ‘국가의 전반사업을 지도한다’ ‘다른 나라와 맺은 중요 조약을 비준 또는 폐기한다’ 등도 포함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김정은이 과거 중앙인민위원회와 유사한 기구를 설치해 국정 전반을 관장하는 위원장직에 추대됐다”면서 “신설된 국무위원회에 과거 국방위원회에 없던 내각총리, 당중앙위 부위원장 중에 근로단체담당, 대남 담당, 국제담당까지 넣은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특히 국무위원회에 외교 엘리트를 두명이나 넣어서 외교정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면서도 “하지만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그대로 존치됨으로써 김정은이 정상외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위원장인 국무위원회의 부위원장은 황병서 군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군과 당, 정을 대표하는 3인이 임명됐다. 

국무위원에는 김기남 당 선전선동부장, 리만건 당 군수공업부장,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국제부 부장, 리용호 외무상,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 8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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