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시중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대부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내렸다.
그러나 정부 예산을 받는 국책은행과 정부가 과반 지분을 보유한 우리은행만 여전히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그동안 정상으로 분류했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건전성 등급을 6월 말 '요주의'로 낮추고 58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6월 말 기준으로 요주의로 내렸다"며 "그에 따른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말했다.
정상은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으로 0.85%만 쌓으면 되지만 요주의로 분류하면 7~19%로 충당금 적립을 늘려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KEB하나은행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8267억원 정도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3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낮추고 추가 충당금 450억원을 쌓았다.
농협은행은 상반기에만 1조3천억원 규모의 '빅배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익스포저는 1조4205억원으로 국책은행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시중은행 가운데는 우리은행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정상'으로 고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분류되지만, 정부가 절반을 넘는 51.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정부 소유 은행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등급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정상'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신한은행은 지난달 각각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끌어내렸다.
국민은행은 당시 1천50억원의 충당금을, 신한은행도 최대 300억원 정도의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을 대표하는 대형은행들이 2분기까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모두 '요주의'로 내렸지만 국책은행들은 여전히 '정상'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날까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낮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국책은행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익스포저는 4월 말 기준 19조867억원 수준이다. 전체 익스포저(22조8302억원)의 약 83.6%에 달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전날 발표된 2015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성과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C등급을 받았다.
산업은행은 전년 A등급을, 수출입은행은 B등급을 받은 바 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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