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올 들어 구조조정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조선·해운업종 기업 대다수의 기업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향된 기업은 3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43곳)과 비교해 12개 적은 것이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조선·해운업종에서 주요 기업들의 신용도가 줄줄이 하락해 산업·금융계에 미치는 충격은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3월 말 BB+였던 한진해운은 석 달 만인 6월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은 CCC 등급까지 하락했다.

현대상선은 2월 B+이던 등급이 두 달 만인 4월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를 의미하는 D등급으로 떨어졌다.

6월에는 조선업계 주요 3사의 줄강등이 이어졌다.

한기평은 대우조선해양 등급을 BB+에서 BB로, 삼성중공업을 A+에서 A-로, 현대중공업을 A+에서 A로 떨어뜨렸다.

또 현대중공업 강등에 맞춰 주요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서강민 연구원은 "조선업종 전체에 대한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라며 조선사들의 수주 부진이 지속되면 추가로 등급하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별로는 두산, 이랜드, 한진[02320] 계열사의 등급 하락이 두드러졌다.

송태준 한기평 실장은 "올 상반기에 두산, 이랜드, 한진 그룹의 이슈에 따른 계열사 등급 추이에 주목했다"며 해당 그룹에 등급하향 검토 신호를 수차례 보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신용등급이 한 계단씩 떨어졌다.

특히 두산건설은 투자부적격등급(BB+)까지 내려갔다.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는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됐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A-에서 BBB+로 강등됐다.

이밖에 한라홀딩스, LG생명과학, LS, OCI, CJ CGV 등 다른 대기업 계열사도 한 계단씩 등급이 낮아졌다.

금융권 인수·합병(M&A)으로 대주주가 바뀐 금융사들의 등급이 엇갈린 점도 눈에 띈다.

현대증권은 5월 대주주가 현대상선에서 KB금융지주로 바뀌면서 AA-에서 AA로 올라갔다.

반면에 KDB산업은행에서 미래에셋그룹으로 대주주가 바뀐 미래에셋대우는 AA+에서 AA로 떨어졌다.

올해 등급이 오른 기업은 9곳으로 작년(6곳)보다 많았다.

노루페인트, 대성전기공업, 대한유화, 영원무역, 유안타증권, 팜한농, 한국복합물류, 한미약품이 상향조정됐다.

한편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올 상반기에 39개사의 등급을 내리고 12개사는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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