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이 6일 "이번 전당대회에 저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8·9 전대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번 저를 바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 불출마를 계기로 더 이상 당내에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게 해달라. 전대가 대립과 반목이 아닌 당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축제의 장이 되게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의원은 4·13 총선을 전후로 제기된 '공천 개입설', '당대표 출마설', '당헌당규 개정 관여설' 등에 대해 "황당한 음해"로 규정하고 "제 진심을 아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음해를 받느니 차라리 당대표에 출마해 명예를 회복하라고 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날 이때까지 사를 위해 공을 외면하고 저 살자고 당을 내팽개치며 주어진 소명 앞에 망설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며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자리를 저의 개인적 이익과 정치적 인기를 위해 이용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할 말이 많지만 제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고 가겠다"며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제가 죽어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제가 죽어야 정권재창출이 이뤄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죽겠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당대표에 출마해 당의 재건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온몸을 던져 희생해달라는 간절한 요청에 부응 못하게 된 점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저는 이제 민생의 바다로 들어가겠다. 당의 화합과 내년 대선승리를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윗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노력을 낮춰 일컬음)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출마 결정을 "청와대와 직접적으로 상의한 적은 없다"며 "저는 총선 직후부터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정말 여러차례 밝혔다"고 밝혔다.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에게 당대표 출마를 부탁했느냐는 물음엔 "그런 적 없다"고 일축했고, 총선 결과에 대한 '친박 책임론'에 대해선 "전대 과정에서 국민 여론과 당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확정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개편에 관해서도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전대를 한달여 남겨두고 불출마 선언을 한 이유에 대해선 "날짜가 다가오고 있는데 불출마 입장을 밝히는 게 전대의 원활한 진행에 도움이 된다"며 "마침 오늘 오후 전대 문제 논의를 위한 의총도 있으니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하다고 봤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