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전 세계 금융시장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이 몰아치면서 한국 금융시장도 6일 요동을 쳤다.   

영국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계기로 다시 불거진 시장의 공포는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 위안화 절하 등과 맞물리면서 증폭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제2, 제3의 브렉시트발 충격이 간헐적으로 몰려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6일 주식과 원화 가치는 급락하고 채권값은 급등했다. 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6.73포인트(1.85%) 하락한 1953.1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장중 한때 1944.33까지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2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연중 최대 규모다. 선물시장에서도 코스피200 선물을 1만3000 계약 넘게 파는 등 외국인은 현·선물 동시 매도 포지션을 취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원화가치 절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65.6원으로 전날보다 10.2원이나 뛰었다.

이에 비해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값은 1g당 전 거래일보다 2.33% 오른 5만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만950원까지 올랐다. 장중 가격이나 종가 모두 역대 최고가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장단기물을 가리지 않고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03%로 전 거래일보다 1.5bp(1bp=0.01% 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브렉시트 후폭풍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진 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강해진 데 따른 것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런던 부동산 시장 전망이 악화하면서 투자자들이 부동산 펀드에서 돈을 빼가자 영국 현지 펀드 운용사들이 잇따라 환매를 중단하고 있다.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4일 정오(현지시간) 환매를 중단한 데 이어 5일에는 아비바 인베스터스 부동산펀드와 M&G 인베스트먼츠가 각각 18억파운드(약 2조7000억원)와 44억파운드(약 6조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펀드에 대해 환매를 중단해 시장 불안을 키웠다.

여기에 유럽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인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 우려가 부각하고 중국 위안화 환율이 이날 0.39% 오른 달러당 6.6857위안으로 고시되면서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웠다. 고시된 위안화 가격은 2010년 11월 2일 이후 5년8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이번 후폭풍이 무사하게 넘어가더라도 앞으로 2차, 3차 브렉시트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위기 국면에서도 코스피는 급등락을 반복했다"며 "7월 중하순 유럽권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소비자신뢰지수 등 심리지표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센터장은 7월 코스피 등락범위로 1850∼2000선을 제시했다. 오 센터장은 "펀드런(fund run)이 아니라 뱅크런(bank run)이 발생한다면 예상 범위의 하단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며 "상황에 따라 더 내려갈 여지가 얼마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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