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바꾸겠다" "국가·국민·가치 지키겠다" 삼창
"서번트리더십으로 계파·파벌 희석…4년 내내 공천하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호남 출신 당대표'를 꿈꿔온 새누리당 친박계 이정현(3선·전남 순천) 의원이 7일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비박계 3선 김용태 의원, 범친박계 5선 이주영 의원에 이어 세 번째 출마자가 됐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당 대표가 되려는 목적은 하나이다.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겠다"는 다짐을 연신 3번 강조했다.

또한 "저 이정현, 정치에 몸담고 있는 한 지켜야할 것이 있다"며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킬 것이다"고 3번을 거듭 외쳐 눈에 띄었다.

이 의원은 5가지를 공약했다. 그는 "첫째, 국민의 눈으로 우리 정치에 특권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기득권을 철저히 때려부수겠다"며 "둘째,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섬기는 리더십)으로 국민과 민생을 찾아가는 당을 만들기 위해 당의 구조를 뜯어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셋째, 민생 문제만큼은 야당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여당으로서 책임을 지겠다. 넷째, 대한민국 정치의 고질병인 권력에 줄서기하는 수직적 질서를 수평적 질서의 정치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섯째, 2016년 태어난 아이들이 성년이 되는 19년동안 보호하고 도와주는 정당, 19년 후 첫 선거에서 선택받는 정당이 되도록 '장기 비젼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 '호남 출신 당대표'를 꿈꿔온 새누리당 친박계 이정현(3선·전남 순천) 의원이 7일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비박계 3선 김용태 의원, 범친박계 5선 이주영 의원에 이어 세 번째 출마자가 됐다./사진=미디어펜


이 의원은 특히 "우리 정치는 국회정치와 당내 정치가 있다. 저는 이 두가지에 대해 오랜동안 많은 고민을 해왔고, 20대 국회 들어 (개혁하는 게) 제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국회개혁은 셀프개혁이었다. '우리가 할테니 지켜봐다오' 했지만 결국 기득권과 특권을 방어하는 데 집중했다. 이래선 백년하청"이라고 지적한 뒤, 정치인을 배제한 전문가·중립적 인사로 '국민조사단'을 꾸려 1년마다 국회의 법·제도·관행 등 정치권의 실태를 점검하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당내 계파갈등에 대해선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줄세운 사람들에게 공천을 주고, 그 사람들로 당직을 꾸리다 보니 계파를 만들고 쌓이고 쌓인 것이 당 분열과 분파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번 경선을 함에 있어 따로 캠프를 차리거나, 캠프에 사람들을 들이는 일도 하지 않겠다.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을 포함한 당내 지도자들을 줄세우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친박계 주자로서 계파분열 해소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엔 "당 대표는 화합과 통합의 중심에 서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쪽이다', '저쪽이다'라는 얘기를 해서도 안 되고 그런 인식을 가져서도 안 된다"면서 "분파나 분열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두가 같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건 민생"이라고 역설했다.

이 의원은 "제가 대표가 된다면 제가 순천에서 했던 서번트 리더십, 대표 포함 소속 의원 누구나 2~3명씩 민생현장에 직접 들어가 정부정책을 설명하고 오는 게 아니라 경청할 것"이라며 "당정회의도 실장, 국장급을 불러 하루 십수번이라도 열어 실질적인 정책을 고대하는 국민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면서 "섬기는 리더십을 발휘할 때 거기엔 계파가 있을 수도, 파벌이 있을 수도 없고 희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번 첨예한 계파갈등이 불거지는 공천제도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뿐아니라 모든 정당이 선거에 임박해서, 상당한 졸속 절차와 과정을 통해 정치엘리트를 충원하다보니까 정치가 후퇴하고, 파벌이 조성되고, 여러 후문이 나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반기업들이 사원 뽑는 방식대로 4년 내내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 객관적 공천심사위가 구성해야 하고, 의원들의 부족한 전문성은 분야별 전문가들과 당내 토론을 하거나 교정을 받은 뒤 정치적 자질이 있고 당 노선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사람은 일찍부터 당협위원장 공모에 참여시켜 지역구 관리를 하게 한다. 1년에 한번씩 재심사해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공천제도 구상을 밝혔다.

당청관계에 대해선 "당청이 됐든 당내가 됐든 수직 또는 하향식이라고 하는 관행이나 제도가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시정돼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한 구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밖에 당내 최다선 서청원 의원 출마설과 함께 고조되는 친박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당대표는 계파나 당내 분열의 중심, 또는 당의 화합을 깨는 중심에 서는 자리가 아니다"고 '경선 완주' 의사를 피력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서의 KBS 보도개입 논란과 관련한 질문엔 "처음 문제제기가 됐을 때 이미 제 입장을 얘기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저는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생각도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차기 공천 등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면서 "오직 지금 위기에 처하고 민심이 떠난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변모시키는 데에만 사심 없이 몰두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남 곡성 출신의 이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뒤 19대·20대 총선에서 당의 '사지'로 불리는 호남에서 재선에 성공, 3선 고지에 올랐다. 박근혜정부 들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 등을 지냈으며, 당 최고위원도 역임한 바 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