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저금리 장기화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불안감을 키우는 충격이 빈발하면서 시중자금이 만기가 짧고 안전한 금융상품에만 몰리고 있다.   

8일 한국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실세요구불 예금과 6개월 미만 정기예금 등 단기금융상품의 수신액 합계는 87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848조6000억원보다 27조6000억원(3.3%) 증가한 수치다.

단기금융상품 수신액은 금융기관 전체 금융상품 잔액(2천27조5000억원)에서 43.2%를 차지했다.

단기금융상품은 은행의 실세요구불 예금과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 등에다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발행 어음 등을 합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집계하는 시중의 단기부동자금과는 기준이 다소 차이가 있다.

여기에 안전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는 채권형 펀드 99조6000억원과 은행 금전신탁 181조8000억원을 더하면 단기상품과 안전자산 상품의 수신고는 1천157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단기·안전 금융상품의 잔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1%로 작년 말(56.2%)보다 0.9%포인트 상승하면서 60%에 바짝 다가섰다.

이런 추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저금리 추세가 장기화하자 시중 자금이 만기가 짧아 수시로 이동할 수 있는 단기상품만을 찾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단기자금은 금융권을 넘나들며 금리가 0.01%포인트라도 높은 상품을 찾아 움직이기 때문에 유사시 시중 자금이 한 부문에 몰리는 단기 쏠림 현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물론 중국 등 신흥국 경기불안이나 브렉시트 등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융투자상품 중 안전자산 비중이 높아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MMF 및 대고객 RP 시장이 커지면 충격 발생 때 편입채권을 매각하기 어려워져 증권사 등의 유동성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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