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홍기택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 보직을 국장급으로 강등하고 새 부총재직을 신설했다.

한국인이 홍 부총재 후임에 선임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IIB는 전날 홈페이지에 신설 재무담당 부총재(Vice President-Finance), 재무국장, 회계국장, 위험관리국장 직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게재했다.

기존 홍 부총재의 CRO(투자위험관리 부총재) 직은 위험관리국장으로 강등되고 기존 CFO 자리를 부총재급으로 격상한 것이다. 휴직 중인 홍 부총재의 사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달 CFO로 선임된 티에리 드 롱구에마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가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는 이날 AIIB 공모 보도자료를 배포해 홍 부총재의 거취에 대한 언급 없이 "재무담당 부총재를 포함한 AIIB 중요 고위직에 한국인이 선임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AIIB는 중국의 진리췬(金立群) 총재 외에 인도와 독일, 한국, 인도네시아, 영국 등 5개국이 각각 부총재를 맡고 있으며 부총재 수 제한은 없다.

우리나라는 AIIB에 37억달러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 매년 분담금을 나눠내고 있다.

지분율은 3.5%로 중국(26.06%), 인도(7.51%), 러시아(5.93%), 독일(4.15%)에 이어 5번째다.

홍 부총재가 고위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노력과 함께 이런 막대한 자금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홍 부총재가 사실상 보직을 잃고 한국인의 후임 부총재 선임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거액의 정부 분담금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홍 부총재는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지원 방안이 논의된 청와대 '서별관회의'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 대우조선의 대규모 분식회계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로 책임론이 불거지자 AIIB에 6개월간 휴직계를 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