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 방공기지, 北방사포 사정권 밖…인구 비 밀집지역 매력
수도권 방어불가 맹점…패트리엇 미사일 역할분담 가능성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그간 거론되지 않은 경북 성주와 경남 양산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 두 지역은 우리 공군의 방공기지가 있었거나 현재 있는 곳으로, 군사적 효용성은 이미 검증됐으며 부지를 따로 마련할 필요도 없고 인구 밀집지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지역은 수도권 방어는 불가능하지만 최대 사거리가 200㎞에 이르는 북한의 300㎜ 방사포 사정권 밖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미 군 당국은 사드배치 지역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면서 배치 지역 발표를 최대한 빨리 할 방침이다.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이달 내에는 배치 지역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날(11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사드배치 지역과 관련 "공동실무단이 여러 군데 검토한 부지 중에서 가용 부지에 대한 의견 정리가 끝났다"면서 "가용성이 있다는 것은 최적지란 뜻"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행정적 절차를 기준으로 말하면 부지는 최종 선정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과정이 남아 있으니 확정됐다는 표현보다는 최종 선정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이해하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군의 한 소식통은 "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지대에 있는 우리 군의 레이더기지나 방공기지에 사드를 배치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레이더기지나 방공기지는 고지대에 있어 사드 전자파 유해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지역 중에선 우리 공군의 호크미사일 기지가 있는 성주가 우선 유력 후보로 꼽힌다.

주한미군 캠프 캐럴이 위치한 칠곡에 왼쪽으로 접해 있는 성주는 우리 공군의 방공부대가 있어 군사적 효용성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주변이 인구 밀집지역이 아니라는 이점도 있다. 이곳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의 호크 미사일 기지는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 사드의 사거리가 200㎞인 점을 고려하면 수도권 방어는 어렵지만, 평택 미군기지 등 미군의 전략적 요충지는 충분히 방어가 가능하다.

과거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이 배치된 방공기지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비어있는 전남 벌교와 경남 양산 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부지 규모 등도 사드를 배치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는 되도록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서쪽인 호남보다는 동쪽인 영남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져 성주와 양산 쪽이 더 유력해 보인다. 다만 수도권 방어는 불가능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양산은 너무 후방에 있어 수도권은 물론 평택 미군기지도 방어하기 어렵고, 주변에 원전이 많아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경우 수도권은 사드가 아닌 기존의 패트리엇 미사일로 방어하고 평택을 비롯한 중부 이남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는 사드로 방어한다는 식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도권은 북한이 스커드미사일로 공격할 가능성이 큰데, 고도가 낮아 사드보다 패트리엇으로 요격하는 게 용이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은 공동실무단이 운영 결과 보고서를 완성하고 양국 국방부 장관이 이를 승인하면 사드배치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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