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지지할 후보 없다' 최경환에도 "본인이 지원하라" 일침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차기 당권주자인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13일 비박계 좌장격 김무성 전 대표가 전날 비박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것에 대해 "'어느 계파는 누구냐' 해서 '1대 1로 한번 붙자'? 이게 무슨 짓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우리가 지난 워크숍을 통해 계파 청산 결의문까지 했는데, 단일화라는 건 계파의 존재를 강하게 인정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번에는 당에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께서 '단일화를 해야 한다' 이런 얘기는 하시면 안 된다"며 "계파싸움으로 인해 국민들이 실망하고 총선에서 참패했는데, 그런 얘기를 하는 건 또다시 계파와 계파가 한번 피튀기는 싸움을 한번 하자는 것 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김무성과 최경환의 막후 정치대결'이라는 관측에도 "그럼 저는 뭐냐. 당대표로 나가서 앞으로 어떤 당을 만들겠다, 다시 실망시키지 않겠다 했는데 뒤에서 '단일화 해라'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며칠 전 최경환 의원이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했으면 (본인이) 지원하면 된다. 함부로 그렇게 말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한 의원은 '단일화 제안은 없었느냐'는 질문엔 "아직까지 받아보지 못햇다"며 "차라리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지를 확실히 고백하고 단일화하자고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무성 전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개헌 관련 세미나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비박계가) 당선되기 위해선 당연히 단일화가 돼야지, 안되면 당선이 안 된다"며 '교통정리'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비박 주자 정병국 의원은 같은날 오후 김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가 30분간 독대하며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며, "당분간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4·13 총선 이후 잠행하던 김 전 대표는 8·9전당대회가 한달도 채 안 남은 시점 사드배치와 개헌논의 등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각종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당대표든 최고위원이든 비박계 차기 전대 주자들이 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는 전날 개헌 관련 세미나에 이어 이날 오전 최측근인 김학용 의원을 필두로 한 미래혁신포럼 창립 특강에도 참석했고, 내일(14일)은 서울 시내 모처에서 1000여명의 지지당원과 전대 당선 2주년 모임을 함께하는 등 대규모 '세몰이'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행보가 대권가도의 시작이라는 세간의 해석은 아직까지 경계하는 모양새다.

14일 대규모 모임이 '대권 출정식'이라는 지적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를 당대표로 만들어준 분들, 핵심 조직 분들과 1년에 한두번 만나 정을 나누는 자리"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답했다. "처음부터 현역 의원들은 한명도 초청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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