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정부가 2009년 이후 경기보강을 목적으로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다. 나랏돈을 최대 6조원 가량 풀어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5일 새누리당과 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경 편성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달말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경 10조원 이상을 포함한 총 20조원대 재정보강을 통해 경제활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국채 발행 없이 세계잉여금과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10조원 이상의 추경을 편성하고 일부를 국채 상환에 사용한 뒤 나머지를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문제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사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세계잉여금 1조2000억원과 올해 더 거둬들인 초과세수 중 9조원 내외 등 총 10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초과세수의 경우에는 국가재정법 및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지방교부금(19.24%), 지방교육재정교부금(20.17%)을 우선 나눠주게 돼 있다.
이에 따라 10조2000억원 중 지방교부금(1조7300억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1조8200억원) 등 총 3조5500억원이 지방에 내려간다.
정부는 나머지 6조6500억원 중 1조원에서 최대 2조원 규모를 국채 상환에 사용하기로 했다.
세계잉여금의 경우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등을 정산한 금액의 30% 이상을 공적자금상환기금에 출연하고, 다시 나머지 금액의 30% 이상을 국채 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초과세수를 추경에 활용할 경우에는 이같은 조항을 적용받지 않지만, 정부는 국가재정법의 취지를 살려 초과세수 활용 추경 편성 시 일부를 국채 상환용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 상환용을 제외하면 올해 추경예산안 중 4조6000억원에서 최대 5조6000억원이 일자리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순수 경기보강 목적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선 등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이미 고용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는데다 우리 경제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추경 규모가 너무 작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국내외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최소 11조5000억원, 최대 26조6000억원의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올해 추경은 대규모 자연재해나 세수 부족 등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순수 경기부양 목적에 초점을 맞춘 만큼 충분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기보강용 추경으로 5조원 이상이 책정된다면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추경 이후 최대 규모다.
정부는 2009년 28조4000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지원에 4조5000억원, 저소득층 생활안정에 4조2000억원, 고용유지 및 취업확대 3조5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지방경제 활성화에 2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인 17조3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2003년에는 전체의 3분의 2 가량인 12조원을 세수부족 보전에 사용했다.
지난해에도 11조6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했지만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절반 가량인 5조6000억원이 세입경정에 활용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가뭄 및 장마대책 등에 3조원이 넘게 쓰이면서 경기보강 목적에는 2조7000억원 가량이 쓰였다.
정부는 경기보강용 추경 사용처와 관련해 우선 경남과 울산, 부산, 전북 등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여파가 미치는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들 지역의 특별고용을 지원하는데 배정할 계획이다.
고용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실업 대책이나 고용 창출 사업과 관련해서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을 대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추경안은 예년과 달리 순수 경기 보강 목적에 주로 활용되는 만큼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과 달리 충분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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