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확장, 높아진 은행 대출 문턱 등 영향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직장인 A 씨는 요즘 전화 메시지 알림 소리만 들어도 스트레스다. 카드사에서 카드론 관련 메시지와 전화가 빗발치기 때문. 하루 한 두번은 기본이고 심지어 하루에 7번 가량을 받은 적도 있다. 저녁에도 전화를 걸어 카드론을 권유하는 통에 회사 업무에서부터 개인 시간까지 훼방을 받는 느낌이다. 

#얼마전 결혼한 회사원 A 씨는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씀씀이가 늘어 신용카드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2곳의 카드사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었고 약 한달 가량이 지난 후 두 카드사에서는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카드론 관련 문자를 끊임없이 보내와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최근 카드사들에서 취급하고 있는 금융서비스 중 하나인 카드론의 수익이 1년새 10% 가량 늘어나는 등 카드론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포화된 시장 등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을 활발히 진행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최근 카드사들에서 취급하고 있는 금융서비스 중 하나인 카드론의 수익이 1년새 10% 가량 늘어나는 등 카드론의 덩치가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14일 금융감독원 실적 자료 등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전년대비 6%(3조8000억원) 감소한 반면 카드론의 취급은 전년보다 15.8%(4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금서비스는 취급액이 2012년 73조, 2013년 68조3000억원, 2014년 63조3000억원, 2015년 59조5000억원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카드론은 2012년 24조7000원원, 2013년 28조4000억원, 2014년 30조3000억원, 2015년 35조1000억원으로 최근 4년새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카드론 취급액 증가로 인해 이자수익은 지난해 2조9320억원을 기록, 전년도에 비해 11.4% 증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카드론 증가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탓도 있다. 수익 확보가 필요해진 카드사에서 금리 우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영업을 확대하면서 카드론 비중이 늘었다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이 주 수입원 중 하나인데 대내외적인 압박으로 계속 인하만 되고 있다. 이에 다른곳에서 수익을 얻는 등에 따른 풍선효과"라며 "카드사에서도 수익확보가 절박하다보니 할부금융,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수익성이 있는 사업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금서비스의 최고금리가 20%대인 반면 카드론은 15~18% 내외에서 형성,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덜한 카드론으로 옮겨갔고 최근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것도 카드론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금리기조로 대출부담이 예전보다 줄어드는 등으로 인해 카드론만이 아닌 저축은행 등 전반적으로 대출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은행권에서 까다롭게 대출을 심사,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카드대출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현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카드론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카드사가 마케팅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라며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영업을 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대출이 늘고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다. 그만큼 소득은 줄지만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경기가 안좋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카드사들도 부실 우려가 있으므로 대출을 진행하되 상환능력을 좀더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며 "또한 현재 카드론 등은 고금리로 금리를 많이 낮춰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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