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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태우 변호사(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정책위원장) |
서울시 청년수당 민간위탁이 위법한 세 가지 이유
1. 문제의 대상
이 글은 청년수당 지급 그 자체의 당부를 논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글은 청년수당 지급 방식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무엇(What)이 아니라 어떻게(How)를 문제삼는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2016. 7. 4. 청년활동수당(이하 ‘청년수당’이라 약합니다) 사업 운영과 관련하여, 청년수당 지원 대상인 3000명의 선발부터 평가까지 총괄적인 역할을 맡을 위탁기관으로 '사단법인 마을 컨소시엄(사단법인 마을 + 사단법인 일촌공동체)'(이하 '사단법인 마을'로 약합니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공고하였습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청년수당 전체 예산은 90억 원인데, 이 중 10억 원이 위탁사업비로 사단법인 마을에 지급된다고 합니다.
이번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청년수당 지급 방식에 대한 결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청년수당’이라는 본질은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마을수당’, ‘운동수당’ 등으로 사태가 근본적인 변성을 겪게 된 상황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아가 어쩌면 이러한 왜곡이 우발적인 결과가 아니라, 사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강하게 예정되어 있었다는 느낌마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그러한 변질의 한가운데에 법치주의와 적법절차에 대한 무시가 놓여 있다고 보며, 특히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청년수당 민간위탁기관 선정과 관련하여 법률적 차원에서 세 겹이나 위법한 처분을 행하였음을 밝히고자 합니다.
2. 관련 법률 및 조례
이 사건 민간위탁기관 선정은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3항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조례나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 중 조사·검사·검정·관리업무 등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지 아니하는 사무를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위탁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제4조
“시장은 법령이나 조례에 정한 시장의 소관사무 중 조사·검사·검정·관리업무 등 시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계되지 아니하는 다음의 사무를 민간위탁 할 수 있다. <개정 2009.7.30., 2012.12.31., 2014.5.14.>
1. 단순 사실행위인 행정작용
2. 능률성이 현저히 요청되는 사무
3. 특수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요하는 사무
4. 그 밖에 시설관리 등 단순행정 관리사무”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제6조
“제4조에 따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사무는 다음 각 호와 같다. <개정 2009.3.18., 2009.7.30., 2014.5.14.>
1. 노인·장애인·여성·청소년·노숙인 등 복지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2. 환경기초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3. 문화·관광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4. 공원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5. 시립병원, 보건·건강증진 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6. 산업지원, 직업훈련, 교통 관련 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7. 공무원 후생복지시설 운영에 관한 사무
8. 영어마을 운영에 관한 사무
9. 그 밖에 제4조의 기준에 적합한 사무로서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 하는 사무”
에 근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 민간위탁 기관 선정 처분에서,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3항과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제4조 및 제6조는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지 아니하는 사무" 또는 “시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계되지 아니하는 다음의 사무”를 민간위탁 대상 사무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2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조례나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의 일부를 관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 또는 그 기관(사업소·출장소를 포함한다)에 위임하거나 위탁할 수 있다.”고 하여 원칙적이고 우선적으로 <공공위탁>을 위 법 제104조 제3항에 따른 <민간위탁>에 대비되게 규정하고 있어, 이들은 모두 당해 행정청인 서울특별시장을 제약하는 법률 및 자치법규라 할 것이고, 특정한 편향을 가질 수 있는 민간수탁 기관이 아니라 중립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공수탁 기관을 통해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가 공정하게 선발·평가되는 것에 관련하여, 서울시 청년 다수의 개별적이고 직접적이며 구체적인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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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복 사단법인 마을 전 대표(현 서울시 협치자문관)를 비롯, 서울시 청년수당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사단법인 마을의 이사들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성미산마을에 연루되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초 시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설립 5개월 된) 사단법인 마을을 725억 원에 달하는 마을공동체 사업 민간위탁자로 선정했다./사진=미디어펜 |
3. 이 사건 민간위탁 기관 선정 처분의 위법성
가. 개요
이 사건 민간위탁 기관 선정 처분은 ① 관련 법률 및 조례상 <민간위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공공위탁>되어야 하는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된 사항을 <민간위탁>으로 잘못 처리하였고, ② 선정된 민간위탁 기관이 중립성, 적합성,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볼 현저한 이유가 존재하며, ③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제3항에 예정된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위법한 처분이므로, 취소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 <공공위탁>되어야 할 사항을 <민간위탁>으로 잘못 처리함
1)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2항에 따른 공공위탁 원칙
가)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2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조례나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의 일부를 관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 또는 그 기관(사업소·출장소를 포함한다)에 위임하거나 위탁할 수 있다.”고 하여 원칙적이고 우선적으로 <공공위탁>을 위 법 제104조 제3항에 따른 <민간위탁>에 대비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 “공공기관”의 범위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국가기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그 밖에 공동체 전체의 이익에 중요한 역할이나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대법원 2006.08.24. 선고 2004두2783 판결[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한 바 있습니다.
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2항과 같은 내용인 구 지방자치법(2007. 5. 11. 법률 제8423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5조 제2항에 따라 공공위탁을 행한 예로는, “에스에이치공사가 택지개발사업 시행자인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이주대책 수립권한을 포함한 택지개발사업에 따른 권한을 위임 또는 위탁받은 경우”(대법원 2007.08.23. 선고 2005두3776 판결[입주권확인])를 들 수 있습니다.
2)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지 아니하는 사무에 대한 민간위탁
가) 한편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3항은 같은 조 제2항의 원칙 규정에 이어,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지 아니하는 사무”에 대해 예외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위탁할 수 있다”고 하여, 민간위탁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나) 민간위탁의 대상이 되는 사무는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3항에서 “조사·검사·검정·관리업무 등”으로 예시되어 있고,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제4조는 이를 “1. 단순 사실행위인 행정작용 2. 능률성이 현저히 요청되는 사무 3. 특수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요하는 사 무 4. 그 밖에 시설관리 등 단순행정 관리사무”로 보다 구체화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제6조에서는 “제4조에 따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는 사무는 다음 각 호와 같다. <개정 2009.3.18., 2009.7.30., 2014.5.14.>
1. 노인·장애인·여성·청소년·노숙인 등 복지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2. 환경기초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3. 문화·관광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4. 공원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5. 시립병원, 보건·건강증진 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6. 산업지원, 직업훈련, 교통 관련 시설의 운영에 관한 사무
7. 공무원 후생복지시설 운영에 관한 사무
8. 영어마을 운영에 관한 사무
9. 그 밖에 제4조의 기준에 적합한 사무로서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 하는 사무”고 하여, “그 밖에 제4조의 기준에 적합한 사무로서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무”(위 조례 제6조 제9호) 외에는 모두 시설 운영 사무로 한정 열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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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2012년 724억(종합지원센터 건립비 포함), 2013년에는 198억 원을 마을공동체 사업에 사용했다. 2014년에는 156억 원의 사업비를 예산으로 책정했다. 2012~2014년 도합 최소 1000억 원 이상이 마을공동체 사업에 들어갔다. 최근 서울시 청년수당 사업의 민간위탁기관으로 선정된 '사단법인 마을 컨소시엄'은 '사단법인 마을'이 총괄적인 운영주체다. 사단법인 마을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온 마을공동체 중 하나다./사진=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
3) 민간위탁의 남용과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
가) 서울특별시장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는 이러한 민간위탁 규정을 남용하고 불공정하게 운용할 위험이 상존하기에, 전부터 그 남용과 불공정 운용 위험에 대한 법률적 분쟁이 존재해 왔습니다.
나) 우리 법원은 그러한 분쟁에서 민간위탁 규정의 필요 범위와 그 한계 및 위험성에 관하여 일관되게 다음과 같이 판시해 왔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그 권한에 속한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이유는, 그 업무를 민간으로 하여금 대신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행정조직의 방대화를 억제하고, 위탁되는 사무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에게 이를 담당하도록 하여 행정사무의 능률성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하며, 민간의 특수한 전문기술을 활용함과 아울러,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단순 행정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민간위탁은 다른 한편으로는 보조금의 교부 등으로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있고, 공평성의 저해 등에 의한 행정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불러 올 수 있으며, 위탁기관과 수탁자 간에 책임 한계가 불명확하게 될 우려가 있고, 행정의 민주화와 종합성이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일정한 사무에 관하여 민간위탁을 하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여 민간위탁이 순기능적으로 작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추121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1.02.10. 선고 2010추11 판결[조례안재의결무효확인]
4) 청년수당 지원대상 선발 등 종합운영 사무가 민간위탁 대상인지 여부
가) 이 사건 처분에서 선정된 민간위탁 기관은 청년수당 신청자들 중 지원대상인 3000명의 선발부터 평가 등의 역할까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업 관련 총예산 90억원 중 청년수당 지원액이 80억 원이고 10억 원은 이 위탁기관이 사업을 운영하는 자금으로 쓰여질 예정이라고 합니다(갑제1호증, 동아일보 기사 및 갑제2호증, 서울시 해명 보도자료 각 참조).
나) 청년수당 사업은 서울 시민 중 19세에서 29세 사이의 미취업청년, 그 중에서도 신청자 중 일부만을 선발하여 월 50만원씩 6개월간 1인당 총 300만원의 혜택을 주는 차별적 정책입니다.
다) 이는 ①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는 사무라 할 것이고, ② 신속한 처리가 요청되는 단순 행정업무인 “조사·검사·검정·관리업무 등”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며, ③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제6조에 열거된 시설운영사무에 속할 수 없고, ④ “1. 단순 사실행위인 행정작용 2. 능률성이 현저히 요청되는 사무 3. 특수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요하는 사무 4. 그 밖에 시설관리 등 단순행정 관리사무”라는 위 조례 “제4조의 기준에 적합한 사무”라고 볼 여지도 없습니다.
라) 오히려, 이 사건 청년수당 사업에 대한 민간위탁은 아래 표에서 비교하는 바와 같이 우리 법원이 일관되게 판시해 온 바(대법원 2009추121 판결, 2010추11 판결 등)에 따를 때, 민간위탁의 남용과 불공정성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마) 결론적으로, 이 사건 청년수당 운영 사업(청년수당 신청자들 중 지원대상인 3000명의 선발부터 평가 등의 역할까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은 ① 서울시민 청년 중 일부에게만 직접적으로 ‘수당지급청구권’을 부여하고 이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는 사무이므로,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는 사무라 할 것이고, ② 민간위탁 사무 대상으로 예시, 열거된 조항에 해당될 수 없으며, ③ 기타 “단순행정 관리사무” 등의 기준에 적합한 사무라 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④ 우리 법원이 민간위탁의 남용과 불공정성의 위험을 경고한 항목들에 전형적으로 해당하므로, 민간위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무라 할 것입니다.
5) 소결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청년수당 운영사업에 대한 민간위탁 기관 선정 처분은, 관련 법률 및 조례상 <민간위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공공위탁>되어야 하는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된 사항을 <민간위탁>으로 잘못 처리하여 위법한 행정처분이라 할 것입니다.
다. 선정된 민간위탁 기관이 중립성, 적합성,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볼 현저한 이유가 존재함
1) 개요
이 사건 청년수당 운영사업은 청년수당 신청자들 중 지원대상인 3000명의 선발부터 평가 등의 역할까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며, 서울시민 청년 중 일부에게만 직접적으로 ‘수당지급청구권’을 부여하고 이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는 차별적 정책을 집행하는 사무이므로,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되”는 사무라 할 것이고, 특별히 더욱 엄격한 객관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사업 분야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이 사건 민간위탁 기관 선정 처분은, 공공위탁 사항을 민간위탁으로 처리하여 원천적으로 위법한데다, 그 선정된 민간위탁 기관마저도 객관성,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현저한 이유가 존재하여, 위법성이 더욱 심각하다고 할 것입니다.
2) 선정된 민간수탁 기관의 이념적 편향성과 사업부적합성
가) 이 사건 청년수당 사업의 총괄적인 운영주체로 선정된 ‘사단법인 마을 컨소시엄’은 그 이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단법인 마을’을 중핵으로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나) 사단법인 마을(등록번호 270121-0030386)은 그 현재 등기부와 주사무소 이전 전 과거 등기부에 기재된 법인의 목적에서 2012년 설립 이래 현재까지 일관되게 아래와 같이 명기하고 있습니다.
다) 위 짧은 문구 속에 “마을공동체”란 말이 무려 아홉 차례 등장합니다. 사단법인 마을은 주민이 직접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에 헌신하고 있는 법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마을공동체 일꾼 발굴, 육성”과 “마을공동체 전문가 파견, 활동 공간의 확보 등 활동 지원”또한 그 주요 사업으로 강조되어 있습니다.
라) 사단법인 일촌공동체 또한 법인의 목적을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지역공동체의 활동가를 발굴, 육성, 지원하는 일이 주되게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 국민주권과 대의제 민주주의를 부정하지 않는 헌법적 한계 내에서 진행되는 마을공동체 운동 자체가 문제될 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민 직접 주도의 마을공동체 운동이 간접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중 직접민주주의 쪽에 확연히 치우쳐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해 보입니다.
바) 우리 법원 및 헌법재판소의 헌법해석을 통해 볼 때, 직접민주주의적 요소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틀을 보완하는 요소로 이해된다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접민주주의적 요소 강화만을 자신의 존재 의의로 천명하고 있는 조직이 적어도 객관적·중립적 기관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 더구나, 이번 청년수당 사업은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지원대상자 또한 미취업청년으로 한정됩니다. 그런데, 사단법인 마을의 목적 사항 어디를 보아도 청년 취업·창업 장려나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같은 관련 문구가 없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마을공동체’ 운동뿐이며, 특히 “마을공동체 일꾼 발굴, 육성”과 “마을공동체 전문가 파견, 활동 공간의 확보 등 활동 지원”이 그 주요 사업으로 강조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아) 이 사건 청년수당 운영 사업은 청년수당 신청자들 중 지원대상자인 3000명의 선발부터 평가 등의 역할까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며, 서울시민 청년 중 일부에게만 직접적으로 ‘수당지급청구권’을 부여하고 이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는 차별적 정책을 집행하는 사무입니다. “마을공동체 일꾼 발굴, 육성”과 “마을공동체 전문가 파견, 활동 공간의 확보 등 활동 지원”을 그 주요 사업으로 강조하는 기관이 수탁사업 운영비 10억 원을 교부받는 것과 별도로 나머지 80억 원 지원대상의 선발부터 평가 등의 역할까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청년수당의 도입 취지인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동떨어져 마을공동체 운동 관련자들에 대한 특혜성 지원이 이루어질 우려를 배제하기 어려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3) 기관 구성원이 처분청과 인적으로 밀착된 관계
가) 이 사건 청년수당 사업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사단법인 마을의 구성원들은 처분청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과 인적으로 밀착된 관계에 있어, 그 점에서도 이 사건 선정처분의 위법성은 더욱 가중된다고 할 것입니다.
나) 사단법인 마을은 2012년 4월 6일 설립된 이래 2016년 5월 2일 사임등기를 마칠 때까지 유창복 이사와 백혜영 이사가 대표권을 지니고 운영되어 왔습니다. 유창복 이사는 2001년 도시개발에 반대하며 성미산학교와 마을두레생활 협동조합 등 주민자치 조직을 만든 성미산마을 투쟁의 핵심 인물입니다. 그는 이후로도 마을운동가로 지내다 서울특별시장이 핵심 공약사업으로 추진한 ‘마을공동체 종합 지원센터’의 장에 임명되었습니다. 또한 유창복이 대표권을 지닌 ‘사단법인 마을’은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사업’의 수탁자로 선정되었으며, 위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사업은 2013년도 기준으로도 예산 배정 액수가 222억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 유창복 이사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에 의해 주도된 마을공동체 종합 지원 사업의 핵심 조력자이며, 불과 2개월 전 사임 등기를 마칠 때까지 위 마을공동체 종합지원 사업의 수탁자이던 사단법인 마을의 원조 대표권을 지녔던 이사였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사단법인 마을의 현 대표와 기타 이사들 또한 유창복과 함께 상당한 기간 ‘마을공동체’ 운동을 함께 해 온 이들입니다. 일례로 이사 최순옥은 유창복이 서울특별시 협치자문관으로 직함을 바꾼 뒤, 후임으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장이 되었으며, 이사 전민주, 이사 김종호, 이사 이창환, 대표 이상훈도 모두 아래 표에서 정리된 바와 같이 마을공동체 운동가로 지내온 이들입니다.
라) 이러한 등기이사들 각각의 면을 보더라도 사단법인 마을의 인적 구성원들이 유창복을 핵심 매개로 하여 마을공동체 운동 및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사업을 둘러싸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과 특수한 인적 밀착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할 것입니다.
4) 소결
이 사건 청년수당 운영사업은 서울시민 청년 중 일부에게만 직접적으로 ‘수당지급청구권’을 부여하고 이를 계속 보유하도록 하는 차별적 정책을 집행하는 사무이므로, 특별히 더욱 엄격한 객관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사업 분야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사업 도입 취지인 청년 실업 문제와 동떨어지고, 직접민주주의 이념만에 편향된 조직인 ‘사단법인 마을’을 수탁기관으로 선정한데다, 그 기관은 서울특별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 추진과 밀접한 관련 아래 있던 유창복 및 그 주변 활동가들이 등기이사로 재직하고 있어, 객관성 및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볼 현저한 이유가 존재하므로, 그 위법성이 더욱 심각하다고 할 것입니다.
라. 사회보장기본법에 규정된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음
1) 이 사건 선정 처분은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제3항에 규정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에서도 위법하다고 할 것입니다.
2)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제2항 및 제3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②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신설 또는 변경의 타당성, 기존 제도와의 관계, 사회보장 전달체계에 미치는 영향 및 운영방안 등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른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위원회가 이를 조정한다
3)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해 협의요청서를 보내, 위 제2항의 절차를 따르는 듯하다가, 보건복지부장관이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자 일방적으로 위 제3항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이 사건 선정 처분과 사업 실시 강행으로 나아가 버렸습니다.
4)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위와 같은 행위는 관련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절차를 한 국가의 수도를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자리에서 정면으로 위반해 버린 것으로 그 위법성이 심각하다고 할 것입니다.
마. 소결론
그러므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이 사건 청년수당 운영 사업에 대한 민간위탁 기관 선정 처분은 ① 관련 법률 및 조례상 <민간위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공공위탁>되어야 하는 "주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련”된 사항을 <민간위탁>으로 잘못 처리하였고, ② 선정된 민간위탁 기관이 중립성, 적합성,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볼 현저한 이유가 존재하며, ③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제3항에 예정된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위법한 처분이므로, 취소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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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박원순 시장은 마을공동체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박원순 시장 재임 초기 2년간 서울시에는 85개의 마을공동체가 형성되었고 240여개의 초보적인 공동체 활동이 파악됐다. 서울시는 2017년까지 975개 마을을 만들고 3180명의 마을활동가를 양성함을 목표로 삼았다.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다는 청년수당과 마을공동체는 동떨어진 문제다./사진=미디어펜 |
4. 결어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법적 반성에서도, 공무원이 직접 수행하거나 공법인에 <공공위탁>해야 할 선박 운행의 검사와 지도 감독 사무를 민간단체이자 이해당사자인 한국해운조합에 잘못 <민간위탁>함으로써, 관리감독이 부실해지고, 급기야 돌이킬 수 없는 대형참사로까지 연결되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갑제8호증, 기사문 참조)
잘못된 <민간위탁>으로 인한 우리 사회의 왜곡과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자변은 법과 정의의 최후 보루라 할 대한민국 법원에 서울특별시장에 대한 이 사건 선정 처분의 취소와 집행정지를 청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이 오는 7. 18.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 지하2층 B204에서 열립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도태우 변호사(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정책위원장)
(이 글은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자변]가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었던 '청년수당 명분으로 특정단체 지원하는 서울시장의 민간위탁을 고발한다' 특별세미나에서 자변 도태우 변호사가 발표한 발제문입니다.)
[도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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