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올 하반기에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물은 많지만 거래가 지지부진한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나와 있거나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매물 중 대어급으로는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팔려는 코웨이와 ING생명이 우선 꼽힌다.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작년 말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으나 유력 인수 후보인 CJ그룹의 불참으로 현재 매각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코웨이의 기대 매각가격은 3조원 수준이다.

연내 매각 작업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중금속 파문으로 기업 이미지와 실적에 타격을 입어 성사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3조원대의 가격을 쉽게 제시할 마땅한 인수 후보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코웨이를 환경 가전기업으로 탈바꿈시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실적개선을 이뤄왔지만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3조원대 매물인 국내 생명보험업계 5위인 ING생명은 중국계 보험사와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매각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에 넘어간 알리안츠생명에 이어 중국계 자본의 M&A가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이뤄질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생명보험업계의 자본금 확충 이슈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3조원의 기대 매각가는 과하다는 지적이 많아 성사 전망이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ING생명 매각 협상에 나서거나 실사에 착수한 곳은 홍콩계 사모펀드 JD캐피탈과 핑안보험 등 두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도 4조원대의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프리미엄을 더한 경영권 매각방식을 추진했지만 3조5천억원대의 높은 기대 매각가에 국내 원매자가 없어 실패했다.

이에 해외로 눈을 돌려 먼저 중동 국부펀드를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정부는 지난 7월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중 30∼40%를 4∼10%씩 쪼개 파는 방식의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투자자를 상대로도 인수 후보를 찾아나섰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할 당시 불허했던 매각대금의 분할 납입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매각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매각 주관사를 통한 시장수요조사 결과로는 현재까지 연기금, PEF, 금융사 등 국내외의 다양한 투자주체가 지분 인수 의사를 타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기대 매각가가 1조원 이상인 하반기 예상 매물로는 금호타이어와 하이투자증권이 있다.

하반기 M&A 시장의 '최고 기대주'로 거론되는 금호타이어는 채권기관들이 각자 내부 논의를 거쳐 매각 동의 의사를 밝히는 절차를 밝은 뒤 이르면 9월 매각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현재 채권단이 42.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내 지분비율로는 우리은행 33.7%, 산업은행 32.2%, 국민은행 9.9%로, 이들 세 기관이 동의하면 의결권 75%를 넘겨 매각이 개시된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시가로 약 6천500억원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가가 시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쉐린, 브리지스톤, 중국화공 등 글로벌 기업들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간 경쟁구도가 형성된다면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매각자 측은 금호타이어 매각가로 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영 자구계획안으로 매물로 내놓은 뒤 유력한 인수후보군으로 꼽히는 금융사들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내지 않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85.3%)을 연내 매각하기 위해 주관사로 EY한영회계법인을 선정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적정 매각가는 5천억∼6천억원 선이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08년 CJ투자증권을 인수해 하이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이후 세 차례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쏟아부은 돈만 1조1천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에 매각하면 결국 투자손실을 보는 셈"이라며 적정 매각가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시멘트(산업은행 채권단), KDB생명(산업은행 채권단), 한국맥도날드(맥도날드), 동양매직(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 동부익스프레스(KTB PE-큐캐피탈), 할리스F&B(IMM PE)가 올 하반기 M&A 시장에서 조명받을 주요 매물로 거론된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현대시멘트, 동양매직, 할리스F&B 등을 제외하고는 연내 거래성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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