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전당대회 대오각성·화해의 장 돼야…무계파 대표 맡아야"
"공천시스템 민주적 개혁…당정청 '건강한 긴장관계' 유지"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복당파'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당대표 출마선언과 함께 "십수년 전 이미 당대표를 지낸 분이 또다시 당의 얼굴이 된다면 당은 변화를 거부하는 꼴통 기득권세력으로 비쳐질 것"이라며 사실상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더 젊어져야 한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중차대한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새누리당은 청년들로부터 외면받고 투표율이 높아지면 불안해하는 이상한 정당이 됐다"며 "새누리당이 청년들에게 더 다가가서 청년들의 불안과 절망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면 지도부가 더 젊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내 최다선(8선)이자 전직 대표인 서 의원에게 불출마 압박을 넣은 셈이다. 서 의원은 계파 좌장으로 일찍이 이른바 '강성친박' 의원들의 옹립 움직임이 일었다.

반대급부로 비박계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비박 단일화'를 요구하거나, 나경원 의원이 '서청원 대항마'로 나서겠다는 조건부 출마 의지를 내비치는 등 서 의원의 출마는 계파갈등의 방아쇠가 될 전망이다.

주 의원은 이같은 점을 주목한 듯 8·9전당대회가 우선 대오각성·화해·무계파 전대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 주호영(4선·대구 수성구을) 새누리당 의원이 18일 8·9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사진=미디어펜


주 의원은 "궤멸에 가까운 총선 참패 이후 모습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도, 아무런 반성도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이번 전대에 계파대결의 망령이 똬리를 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데 책임있는 분들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자숙해야 한다"며 "지난 공천파동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제가 앞장서서 반성과 화해의 전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대에서조차 친박이 무리하게 후보를 옹립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비박이 단일화된 후보를 내 이전투구를 계속한다면 분당에 가까운 분열과 증오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전대라면 이겨서 당대표가 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계파에서 자유롭고 양 진영이 서로 거부하지 않을 무계파 사람들이 지도부를 맡아야 한다"며 "어느 한쪽이 당대표가 된다면 사사건건 대립하고 충돌할 것이다. 그러면 대선은 필패이고 새누리당은 공멸"이라고 경고한 뒤 "가장 무계파적이고 공정하게 대선 경선 과정을 관리할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 의원은 "정치불신의 많은 부분이 무원칙하고 투명하지 못한 공천에 기인한다"며 "다시는 권력을 잡은 개인이나 특정세력이 당헌당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당내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공천시스템을 비롯한 당 운영 제반 절차를 민주적으로 개혁하고 확립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정청관계에 대해선 "여당과 정부는 한몸"이라며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를 탄생시킨 어머니로서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성패에 대해 공동으로 무한책임을 지는 관계이다. 이 정부의 성공은 당의 성공, 정부의 실패는 곧 당의 실패이자 대한민국의 실패"라고 일체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견제할 것은 당당하게 견제하되 협력할 것은 아낌없이 협력하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서로 공격하는 분열된 조직이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언급한 뒤 "대한민국과 이 정부, 그리고 새누리당의 성공을 위해 사심없이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역설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