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여야 없어…괴담대신 진실, 억측대신 과학 존중해야"
"성주 선친 계시다…지역도 좋지만 나라 생각 부탁"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문제와 관련 "사드배치를 찬성하는 제1야당 김종인 대표의 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주류가 '사드 반대' 당론 채택 압박을 넣고 있음에도 '사드배치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불현듯 칭찬을 건넨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사드 관련 대정부 긴급 현안 질의에서 "안보는 우리 모두가 하는 일이다. 그래서 안보에 여야가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히고 "괴담 대신 진실을, 억측대신 과학을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야권에 당부했다.

앞선 질의 순서에서 설훈 더민주 의원,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등이 '사드 무용론'과 '동북아 군비경쟁론', 중국·러시아 이탈로 인한 대북제재 와해 등 추측을 쏟아내며 정부 측을 몰아붙인 상황에서 김 의원이 야당 대표를 호평하자, 예상치 못한 발언에 일부 의석에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사드 관련 대정부 긴급 현안질의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 의원은 사실상 지역민들의 반발을 부추긴 자당의 대구·경북(TK)지역 의원들을 향해서도 뼈 있는 충고를 남겼다.

그는 "성주는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고향이고, 지금도 많은 일가친척들이 살고 있다. 제 아버지와 조상님들 혼령이 있는 곳"이라며 "그렇지만 나라가 있어야 지역도 있는 것 아닌가. '왜 하필 성주냐' 하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 당국에서 고심한 끝에 결정한 것을 좀 인정해주면 안 되겠나. 그래야 나라라는 게 돌아갈 것 같다"면서 "지역도 좋지만 나라를 위해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질의 모두발언에선 "많은 의원들이 국익 얘기를 많이 했지만, 과연 국민 생명권보다 중요한 국익이 어디있겠나"라며 사드배치의 제1 목적이 국가안보라는 점을 들어 사드 무용론을 반박했다.

그는 "북한이 오늘 아침 5시45분 동해상에 미사일을 3발 발사했다. 비행거리 500~600km 내외라고 한다"며 "오늘은 동해상에서 그랬지만 표적을 이동했다면 부산을 포함한 대한민국 전역을 타격할 수도 있었다. 어느날 우리가 자고 있을 동안 나라가 잿더미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데도 여러분은 걱정되지 않는가. 북한의 32살짜리 독재자가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걸 말릴 사람이 북한에 있는가. 아무도 없다.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현재) 막아낼 방법이 있나. 그것도 쉽지 않다"고 연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배치)하려는 사드가 그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오늘 아침 북한의 미사일도 사드로 요격 가능했다고 한다"며 "근데 우리는 지금 그 무기를 배치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갖고 싸우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전쟁을 이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밖에 김 의원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질의에서 사드 관련 레이더의 전자파 위해 여부, 1조5000억원 비용부담 여부, 레이더의 중국 본토 도달여부, 미국으로 발사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 가능여부 등을 차례차례로 조명해 "사실이 아니다"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레이더 범위 문제에 관해선 "중국은 우리 안방을 훤히 들여본다고 하는데 우리는 중국에 탐지거리가 미치지도 못하는 레이더 하나 마음대로 설치하지 못한다면 독립자주국가라 할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