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20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154만2000원을 찍으면서 사상 최고가(157만6000원)를 경신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46% 뛴 154만원에 거래가 끝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으로 1년4개월 만에 150만원대에 진입한 뒤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고점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크게 불어났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20조1728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214조232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 이후 하루(12일)를 제외하고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의 외국인 순매수액은 8406억원에 달한다.
이 영향으로 전날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50.72%까지 높아졌다. 작년 10월 19일(50.73%) 이후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2분기 호실적이 발표된 뒤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됐다는 방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잠정치)으로 8조1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하며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2014년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9분기 만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전기자동차업체인 BYD에 5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발표한 것도 성장성 둔화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강세를 '라이벌' 애플의 부진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애플이 수익성 저하 및 매출 부진 등으로 고전하며 삼성전자가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부가 다양한 삼성전자에 비해 수익 구조가 단순한 애플은 지난 5월 중순 약 2년 만에 장중 90달러마저 붕괴되며 52주 신저가로 추락했다.
최근에도 주당 100달러 미만 수준에 머무르며 삼성전자와는 역방향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40%에 육박하던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20% 수준까지 떨어진 데 비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률이 16%를 기록하며 오히려 개선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의 엇갈린 주가 흐름은 이런 '페어즈 트레이딩(Pairs Trading·두 종목 간 차익거래)'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는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애플을 웃도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PER는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잣대로 활용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12개월 후행 PER는 11.40배로 애플(11.16배)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의 사상 최고가 경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등의 실적 개선세를 낙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IT모바일(IM) 부문 이익이 소폭 줄더라도 디스플레이(DP)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낸드의 영향력이 커져 하반기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초 이후 20% 넘게 오른 가격 부담과 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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