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허위공시 파문을 일으킨 중국원양자원의 문서 조작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나선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중국원양자원의 문서 조작 의혹과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남부지검은 이미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을 통해 중국 당국에 중국원양자원이 거래소에 제출한 공문서가 조작된 것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답변을 받지는 못한 상태"라며 "위조 사실이 밝혀지면 외국 공문서는 공문서 위조죄 처벌 대상이 될 수 없어 사문서 위조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4월 홍콩 업체로부터 대여금과 이자 74억원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했고 계열사 지분 30%가 가압류됐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 공시부 직원들의 현지 조사 결과 거짓으로 확인돼 주권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소송 자체가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중국원양자원이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공시 관련 문서는 위조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 회사 대표 장화리 씨가 저가 유상증자로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주가를 떨어뜨리려고 일부러 악재성 공시를 띄운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데 이어 회계법인 면담을 통해 반기보고서 작성 시 중국 현지 실사를 권고하는 등 이번 사안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오는 27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와 벌점 등 징계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거래소 상장 규정상 15점 이상의 벌점을 받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불성실공시 건수 등을 감안할 때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1년 이내에 벌점이 15점 이상 더 쌓이면 상장실질심사를 거쳐 상장 폐지될 수 있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이 청와대 신문고 등을 통해 관리종목 지정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는 등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한국 증시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는 중국 기업들도 이번 사태의 불똥이 튈까 봐 우려하고 있다.
이달 말 코스닥 상장 예정이던 중국기업 헝셩그룹은 최근 상장 일정을 미루고 최대주주 명의로 '안심하고 투자해 달라'는 내용의 확약서를 보내오기도 했다.
현재 거래소에서 상장 심사를 받고 있는 중국 기업은 골든센추리, 그레이트리치테크놀로지, 오가닉티코스매틱스 등 3곳이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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