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합의 근거로 강행 복지부와 대립각 세워…혈세로 0.2% 청년만 수혜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박원순의 자업자득…청년수당 지급무산

보건복지부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수당 지급이 좌초될 전망이다. 복지부가 다음 달로 예정된 서울시 청년수당의 첫 번째 지급일 전에 시정 명령과 직권 취소 결정을 내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가 불응, 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하면 불법 행위가 된다.

복지부는 서울시의 협의 미이행을 이유로 이러한 방침을 세웠다. 복지부는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안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게다가 사업의 성과지표 및 급여항목이 미흡해 무분별한 현금 살포를 막을 보완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서울시는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으나 대법원이 판결을 내리기 전 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하면 불법행위가 된다.

서울시 20~29세 청년 대상자 144만 명 중 0.2%인 3000명에게 6개월간 300만 원을 준다는 박원순의 청년수당에 6309명이 신청했다. 이들 청년수당 신청자의 평균 나이는 만 26.4세이며 미취업기간은 평균 19.4개월이다. 신청자들의 가구 소득은 지역가입자 207만 원, 직장가입자 268만 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3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58% 및 75%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신청자의 소득 수준과 미취업기간, 부양가족을 기준으로 8월 초 선발해 추후 300만 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박원순 시장이 강행한 청년수당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상자 144만 명 중 0.2%에게만 30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선별적 수혜도 문제지만 대상 인원을 가리는 기준이 모호하다. 서울시는 뚜렷한 성과지표 없이 필력이 좌우하는 활동계획서를 평가해 점수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년수당 지원 대상자는 향후 매달 활동계획서에 맞게 활동했는지 보고서를 내고, 주요 지출 내용을 첨부해야 한다. 대상자에 대학교 또는 대학원 재학생이 배제되는 점에 대해서 해당 청년들의 볼 멘 소리도 있다.

   
▲ 서울시 20~29세 청년 대상자 144만 명 중 0.2%인 3000명에게 6개월간 300만 원을 준다는 박원순의 청년수당에 6309명이 신청했다. 이들의 미취업기간은 평균 19.4개월이다./사진=미디어펜


이번 청년수당 강행으로 인한 지급 무산은 박원순 시장의 자업자득이다. 구두 합의만을 근거로 이를 강행,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박 시장의 실책이다. 복지부는 시정조치 및 집행정지에 이어 실제 집행됐을 경우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에 따라 교부세 감액도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의 입장이 궁색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지원자가 청년수당을 타려면 자신의 곤궁함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성취를 드러내기 보다는 자신의 빈곤과 좌절을 입증해야 한다. 청년수당이라는 명목으로 6개월 간 300만 원을 받아 어디다 사용할지 우스울 따름이다. 박원순 시장은 청년 대상자들이 부정적인 사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인지 의문이다.

또한 박 시장의 청년수당은 자발적 실업이나 다름없는 장기 미취업자들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을까 반문한다. 신청자 6000여 명의 평균 미취업기간은 19개월이다. 알바라도 할 수 있지만 이를 하지 않아 자발적 실업자나 다름없는 자들이다. 그랬던 그들이 청년이라는 명목으로 서울시의 수혜를 받으면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300만원을 받게 된다. 노숙자에게 어떠한 지원을 해도 스스로 일해 입에 풀칠하려는 의사가 없듯이 박원순 청년수당 은총을 입는 청년 3000명이 얼마나 취업에 힘쓸까 미지수다.

무엇보다 박원순 시장은 사회보장기본법에 규정된 법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해 협의요청서를 보내 규정된 절차를 따르는 듯하다가, 보건복지부장관이 자신의 뜻에 이의를 표하자 일방적으로 해당 절차를 따르지 않고 청년수당 실시 강행으로 나아가 버렸다. 박원순의 이 같은 행위는 관련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절차를 서울특별시장의 자리에서 정면으로 위반해 버린 것이다. 

박 시장의 착각은 복지에도 끝이 있다는 점을 모른다는 것이다. 돈을 쓰는 자가 있다면 돈 내는 사람이 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기 마련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만 박 시장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다. 박 시장이 청년들에게 하사하는 서울시 재원은 모두 시민들의 세금이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박원순 시장이 강행한 청년수당의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상자 144만 명 중 0.2%에게만 30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선별적 수혜도 문제지만 대상 인원을 가리는 기준이 모호하다./사진=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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