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되는 초대형IB(투자은행) 육성방안 기준 자기자본이 5조원 이상으로 결정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 특혜 논란 등 일부 증권사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27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초대형IB 육성안 기준 자기자본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증권회사의 경쟁을 통한 합병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목적임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자기자본이 기준이 최소 5조원을 넘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간 일부 증권사에서는 오는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합병해 출범하는 통합 미래에셋대우(자기자본 5조8000억원)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같은 3조원으로 기준을 유지하되 혜택을 늘리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현재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개사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받았고 신한금융투자도 하반기 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이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3년 대형 투자은행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도입해놓고 불과 3년 만에 성과가 안 나온다고 자기자본을 5조원 이상으로 밀어붙이는 게 말이되냐”며 “자기자본의 100%로 신용공여를 제한해 놓고 초대형 투자은행이 안 나왔다고 하는 건 억지”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을 제외하면 그간 대형 증권사 매물이 또 어디 있었냐”며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M&A가 확정된 다음에 나오는 정책이어서 특혜 시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몸집 불리기만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경영을 못해서 ROE가 낮은 것을 금융당국이 책임질 수는 없다”며 “경쟁을 통해 상대회사를 무너뜨리면 자연히 ROE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자기자본 기준이 5조원으로 정해진다면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위한 것이지 미래에셋대우를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특혜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지난 8일 열린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9개 증권사 사장단 비공식 회의에서 초대형IB 육성안 기준 자기자본을 7조원 이상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다른 사장단과 맞선 것으로 알려졌던 미래에셋증권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장단 회의 당시 심정으로는 10조원을 부르고 싶었다”며 “금융당국이 결정할 일이어서 특혜고 뭐고 할 게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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