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고심 홍문종 '친박대표' 참석·교통정리여부 주목
비박·친박·지도부 우려…서청원 "계파 관련 언급 안할 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8·9전당대회 후보등록일을 이틀 앞둔 27일 친박계는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계파 '맏형' 서청원 의원이 주재하는 대규모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이날 회동에는 50~60명의 친박계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으로, 전대를 앞두고 대규모 세(勢) 과시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 당권주자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불확실하다. 현재 친박계에선 계파색이 옅은 이주영·이정현·한선교 의원 등 3명이 모두 '완주'를 전제로 당권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이들 중 이주영·한선교 의원은 만찬에 초청을 받지 못했고, 이정현 의원은 초청을 받았으나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좌장격 서청원·최경환 의원 대신 '친박 대표'로 나설 것으로 점쳐졌던 홍문종 의원의 경우 이날 회동에 초청받았으나 여전히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대규모 계파 회동에 비박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권 주자인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참에 지금까지 이 당을 좌지우지해 왔던 친박이 이번 전대에 친박 대표를 공식 지명해서 내시길 바란다"며 "이번 전대가 도로 친박당이 될지,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탈바꿈할지 국민과 당원에게 평가를 받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홍문표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친박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친박 과시용 모임으로, 이 자체가 패거리 모임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이번 회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정현 의원은 전날 TBS라디오에서 "선거 목적의 계파, 그리고 그 계파에 끼어서 이 사람을 돕겠다, 이 사람에 줄을 서서 어떻게 하겠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서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만찬이 특정 계파의 모임 성격으로 변질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혁신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계파 대립과 편 가르기는 단호하게 근절되고 종식돼야 한다"며 전대를 앞두고 계파 모임이나 계파를 활용하는 선거운동을 철저히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4일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가 지지자 1500여명과 함께한 '전대 승리 2주년' 대규모 행사 이후 나온 발언이다.

반면 회동을 마련한 서 의원 측은 "평소 친하게 지냈던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던 자리에서 식사 이야기가 나왔고, 서 의원과 친분이 있는 의원들을 초청하는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 의원 본인도 김 위원장에게 "모임의 취지는 그런 게 아니다"며 "계파 관련 얘기는 아예 안할 테니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되겠다"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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