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아세안지연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이 발표된 이후에도 문안을 수정하려고 시도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 ARF 외교장관회담이 종료된 이후에도 현지에 머물며 라오스 측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문안을 수정하기 위해 28일 오후 (현지시간) 라오스 측과 두 차례 이상의 실무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 측의 불만 제기에 라오스 측은 28일 오전 우리 정부를 비롯해 몇몇 나라에 당일 오후 문안 협의를 하자고 제의했다.
북측은 또 자신들의 핵개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따른 자위적 조치라는 취지의 주장을 의장성명에 반영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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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2년만에 마주했다. 리 외무상과 왕 부장은 이날 낮 12시쯤부터 약 1시간가량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사진=연합뉴스 |
이에 우리 정부를 비롯한 미국, 일본, 캐나다 측과 현지에서 대응방안을 공조한 뒤 라오스 측에 각각 의장국이 권위를 갖고 최종적으로 공표한 의장성명을 수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국제관행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라오스 측에 강하게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ARF 의장성명은 올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2월 장거리미사일 발사, 지난 9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까지 적시하며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아세안 측의 지지 의사를 담고, 북한에 대해 안보 결의의 준수를 촉구했다.
이날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역대 ARF 의장성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수준의 문안”이라면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데뷔 무대에서 강력한 문안이 발표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4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 선언문, 5월 G7(주요 7개국) 정상선언, 6월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서울총회 발표문, 이달 18일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의장성명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확고한 북핵불용 메시지를 발신해온 연장선”이라면서 “‘국제사회 대 북한’의 구도를 명확히 각인시킨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외교부대에서 데뷔전을 치른 리용호 외무상은 회의기간 내내 회의장 안팎에서 외톨이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일부 국가 참석자들이 외부에 공개되는 만찬 자리에서 리 외무상과 나란히 앉게 되는 것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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