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제주공항에 착륙 중 앞바퀴 타이어가 파손된 대한항공기 사고의 원인과 조사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9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일본 나리타발 대한항공 KE718편(B737-900)의 앞바퀴가 파손돼 활주로에 멈춰 섰다. 앞바퀴 타이어가 파손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다.

이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착륙했다면 뒤쪽 2개의 메인 랜딩 기어(main landing gear)에 달린 4개의 뒷바퀴 타이어가 먼저 활주로에 닿고 나서 노즈 랜딩 기어(nose landing gear)에 달린 앞바퀴 타이어가 활주로에 닿았을 것이다. 이 경우 착륙할 때 발생하는 대부분의 충격이 랜딩기어에서 흡수되고 노즈 기어에는 큰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외에서 발생한 항공기 타이어 파손 사고의 대부분 뒷바퀴에서 발생했다.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3시간 만에 '항공안전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사고는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 준사고는 사고로 발전할 수 있었던 사건을 각각 의미하며 항공안전장애는 이보다 수위가 낮은 경우를 뜻한다. 국토부가 이번 사안을 그만큼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항공법 시행규칙의 '항공기의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에는 바퀴와 관련한 두 가지 규정만 있다.

'바퀴다리(landing gear leg)가 완전히 펴지지 않았거나 바퀴(wheel)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착륙해 항공기의 표피가 손상된 경우'를 '항공기의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타이어와 바퀴의 손상은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및 구조상의 결함으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국토부는 법 규정을 따라 '항공안전장애'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도 안전운항 감독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하고 대한항공으로부터 운항 및 점검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하는 선에서 그쳤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거론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파손된 타이어의 상태를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최첨단 공학을 동원해 제작한 타이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타이어 일부만 휠에 붙어 있어 사실상 얼마 동안은 휠만 있는 상태로 운행된 것이나 다름없다.

항공업계에서 항공기 타이어는 비행을 시작하고 끝내는 순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서 안전운항의 성패를 좌우하는 절대적인 기능을 담당한다고 본다.
 
그런 핵심 부품이 아예 기능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이는 기어장치 파손으로 이어지며 기체가 주저앉는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토부의 대응에 대한 또 한 가지 의문은 문제의 타이어를 대한항공이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조사를 위해 국토부가 문제의 타이어를 보관, 관리하고 있을 것이란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는 "국토부에 보관해 조사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대한항공 쪽에 갖다 놓았다"고 답했다.

국토부는 또 사고 직후 보고를 받았음에도 너덜너덜하게 완전히 파손된 바퀴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국토부가 이번 사고를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오전 11시 57분 제주공항에서는 착륙 중이던 대한항공 KE718편(737-900)의 앞바퀴 타이어가 활주로에서 완전히 파손됐다.

다행히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거나 전도되지 않아 승객 148명(한국인 63명·일본인 75명·중국인 등 10명)과 승무원 9명 등 탑승자 157명 중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항공기의 타이어를 교체하고 사고 항공기를 활주로에서 계류장으로 옮기는 1시간 17분간 주 활주로가 폐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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